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
외딴 마을, 형제는 악령이 들린 한 남자가 악을 낳으려 하는 걸 목격한다. 둘은 남자를 없애고자 하지만 혼란이 퍼지는 걸 막을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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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이 도사리고 있을 때>는 올해 불면의 밤 라인업 중 가장 전형적인 장르영화에 가까워 보인다. 이 영화를 관통하는 악마의 빙의라는 소재는 그 유명한 <엑소시스트>(1973) 이후 최근의 <컨저링>(2013)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호러영화에 등장해 왔다. 대다수 ‘빙의 영화'들이 기독교적인 세계관 안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면 이 영화는 세속적 관점에서 보여진다. “교회는 죽었다"는 대사가 나오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이 영화의 기독교에 대한 입장은 차라리 무관심 같다. 그 대신, 지주인 루이즈가 자기 땅에서 일하는 형제 페드로와 하이메(지미)를 동원해 빙의된 존재 우리엘을 내쫓으려 하는 것이나 오래전 신고를 받고도 꼼짝도 하지 않은 경찰과 지방 정부의 모습 등은 이 영화가 현실에 기반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영화 속 여러 행태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의 사회상과 유사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영화는 잔인하거나 무서운 장면을 보지 못하는 관객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이들 장면에 대한 ‘묘사’보다 ‘설정'이 훨씬 더 공포스럽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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