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들려고
지석은 영화제서 상을 탄 독립영화 감독이다. 늘 돈이 없어 어렵게 영화를 만들어 온 지석은 제대로 된 투자를 받아 영화를 찍고 싶다. 지석의 동료인 송 피디는 과거 조단역 배우였던 홍미란을 지석에게 소개한다. 시한부 생명인 홍미란은 죽기 전 주인공으로 레드카펫을 밟고 싶다며 제작비를 댈 테니 영화를 만들자고 한다. 이들의 영화, 잘 만들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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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제작 현장의 이면을 블랙코미디로 비추는 <영화로 만들려고>는 흡사 정형석 감독 본인의 이야기처럼 보인다. <성혜의 나라>(2018)로 정 감독이 대상을 받는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 영상부터 주인공 한지석 감독이 연극배우로 출발해 영화 연출가가 됐고, 때로 영화제 심사와 강의 같은 가욋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정 감독 자신의 경험담처럼 들린다. 물론 회차와 스태프를 최소화하면서 영화를 찍어야 하고 매일 같이 시나리오를 거절당하고 이상한 제작자와 만나게 되는 감독의 현실은 대다수 독립영화 창작자라면 공감할 법한 일상이다. <영화로 만들려고>는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를 지켜내려는 감독의 의지에 초점을 맞춘다. 한지석은 홍미란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서도 무언가를 지켜내고자 노력한다. 돈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소망이 점차 어려워지는데도 끝내 초심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한지석의 모습은 자신과 닮은 캐릭터를 표현한 정형석 감독의 안정적이고 능숙한 연기력으로 더 간절하게 다가온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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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석
JUNG Hyung-s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