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방
다둥이 집안의 넷째 우담은 17년 만에 처음으로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된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셋째 오빠 우주가 우담과 같은 고등학교, 같은 반 급우인 날라리 경빈을 임신시켜 집으로 데려온다. 우담은 경빈과 배 속의 아기에게 방을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자기만의 방을 지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데...
접기 -
가족 코미디를 지향하는 <자기만의 방>은 10대 소녀의 임신이라는 다소 심각한 소재를 초반부터 투입한다. 다둥이 집안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인 탓에 임신과 출산이라는 소재가 비슷한 맥락 안에 놓여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잘못 묘사하면 어설픈 사회 드라마나 애매한 신파극이 될 수 있는 소재의 이 영화는 스스로 세웠던 목표를 달성한다. 경빈의 임신 문제를 회피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지나치게 무겁게 다루지 않는 대신, 이 영화는 다양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힘을 바탕으로 생생한 활력과 쏠쏠한 재미를 만들어낸다.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인물들, 특히 담이의 동생들 각자에게도 나름 중요한 역할을 부여하고 이를 이야기의 흐름 안에 적절하게 배치한 덕에 <자기만의 방>은 건강하면서도 기분 좋아지며 무엇보다 꽤 웃기는 가족 코미디로 완성됐다. 석이의 재롱잔치와 묵이의 학예회에 가족들이 동시에 참석하는 에피소드는 앙상블 드라마로서의 팀웍이 돋보이는 대목이고, 담이가 언니를 만나 경빈이 문제를 상담하는 장면은 깊이 있는 울림도 품고 있다. (문석)
접기 -
접기 -
M PICTURES⎜jcom96@naver.com, whatashot@gmail.com
오세호
OH Se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