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농사꾼 봉수는 일을 열심히 하지만 딸 순이의 혼인까지 미룰 정도로 가난에 시달린다. 가난에 지친 봉수는 사채꾼 억조의 꾀임에 넘어가 쌀 판 돈까지 잃게 되고, 구제품 장사에 뛰어들지만, 서울에서 사기꾼 일당에게 돈을 잃는다. 어느 밤, 억조는 옥경을 범하려다 실패하고 봉수는 억조가 흘린 돈을 주워 가지려 하다 얼떨결에 그를 죽이고 만다.
* 제공: 한국영상자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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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동 감독의 <돈>은 1950년대 당시 한국영화계가 추구했던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을 반영한 ‘코리안 리얼리즘’의 성취이자 “한국영화가 지향해야 할 뚜렷한 길”로 인정받았다. 순박한 농사꾼 봉수는 농사를 열심히 지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는다. 심지어 돈이 없어 딸 순이의 혼인까지 미루고 있다. 노름판에서 번 판 돈까지 모두 날리고 빚에 쪼들리다 송아지까지 팔아 상경해 보지만 이마저도 사기꾼에게 모두 털린다. 영화는 제목처럼 농촌사회에서 산업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자본을 획득하는 데 실패해 피폐해진 농촌의 현실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의 분위기가 너무 어둡다는 이유로 아시아 영화제 출품 결정이 반려되어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승호, 최남현, 최은희, 김진규, 황정순, 노경희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특히 영호를 압송하는, 떠나가는 기차(근대)를 바라보는 김승호 배우의 클로즈업은 탐욕에 물든 한 인물의 회한과 절망, 어찌할 도리 없는 당대 농촌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박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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