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이야기
남부 일본의 항구도시에 사는 한 노부부는 동경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방문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자식들은 처음에는 노부부를 반기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부모를 서로 떠넘기려 한다. 두 부부는 결국 둘만의 쓸쓸한 시간을 보내며 다시 집으로 돌아갈 준비를 한다. 감독 오즈 야스지로 특유의 절제된 형식적 미학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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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부부가 도쿄에 살고 있는 자식들을 만나기 위해 상경한다. 그러나 바쁜 자식들은 부모의 방문이 부담스럽고, 점점 부모를 대접하는 것에 소홀해진다. <동경 이야기>는 가장 평범한 이야기로 복잡한 가족의 세계를 드러낸다. 영화 초반부, 모처럼 어린 손자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게 된 할머니는 손자에게 나중에 크면 뭐가 되고 싶냐고 살갑게 말을 붙여 보지만, 혼자 노느라 바쁜 손자는 묵묵부답이다. 이어 할머니는 “너희 아빠처럼 의사가 되고 싶니? 네가 커서 의사가 될 때까지 할머니가 살아있을까?”라고 씁쓸하게 덧붙이는데,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은 한 프레임 안에 담기지 않고, 집 안에서 이를 지켜보던 할아버지의 시점 샷으로만 먼 거리에서 투 샷으로 포착된다. 삶과 죽음의 순환에 대한 오즈의 초연하고 사색적인 시선은 이렇게 일상적인 장면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전후 50년대 일본의 변화하는 사회상을 예민하게 관찰한 이 영화가 여전히 전 세계 평론가들에 의해 영화사 가장 위대한 걸작 중 한편으로 거론되는 것은 오즈의 이야기가 간직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는 관계와 삶, 그리고 죽음에 대한 보편성 때문일 것이다. (허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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