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는 정하. 어느 날 캐나다로 유학갔던 아들 진우가 여자친구 제니와 정하를 찾아온다. 정하는 자신의 여자친구 지선을 진우에게 소개하려 하지만, 진우가 유튜버가 되겠다며, 엄마에게 먼저 폭탄선언을 한다. 상황이 깊어가는 가운데 정하는 고백할 타이밍을 놓치고 캐나다에 있어야 할 제니의 부모님이 춘천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숙소 예약 문제로 두 가족은 결국에 정하의 집에서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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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비밀일 수밖에>는 가족 사이에 숨겨져 있던 비밀에 관한 이야기다. 엄마와 아들인 정하와 진우,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하는 지선, 그리고 제니 부모와 제니, 그리고 양쪽 집안 사이에 잠자고 있는 비밀은 엄청나진 않더라도 쉽사리 꺼내놓기는 어려운 것들이다. 모두가 품고 있을 비밀이라는 요소를 매개로 이 영화는 가족의 존립 근거와 본질을 캐묻는다. 이런 주제를 품고 있지만 <비밀일 수밖에>는 무거운 영화가 아니다. 가족 사이의 다층적인 비밀을 드러내면서 영화는 적지 않은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낸다. 그것은 억지스러운 웃음이 아니라 가족 자체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요소를 극대화함으로써 비롯된다. 이를테면 캐나다에서 살아온 제니 아버지가 현재 한국에 살고 있는 중년 남성의 평균치보다 훨씬 꼰대스럽게 묘사되거나 평소 남편에게 큰소리 못 칠 것처럼 보이던 제니 어머니가 반전 면모를 보이는 등 말이다. 그리고 비밀이 벗겨져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간혹 감동이 찾아오는데 그 강도 또한 약하지 않다. 비밀은 가족 관계를 넘어서도 존재한다. 영화는 그런 비밀을 어설프게 덮어두려 하는 것보다 당당하게 드러내는 편이 나을 것이라는 암시를 던진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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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KIM Dae-hw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