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배우인 혜림은 촬영 중 수중 사고를 겪은 뒤 번아웃이 찾아왔다. 혜림은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외따로 떨어진 경기도 양주로 이사와 고립된 생활을 시작한다. 트라우마와의 조용한 분투를 이어가던 혜림은 우연히 낡고 오래된 ‘삼희 아파트'를 발견하고 관심을 갖게 된다. 삼희 아파트와 관계하며 혜림의 일상에 모험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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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독특한 <삼희 : The Adventure of 3 Joys>는 배우로 널리 알려진 문혜인이 연출과 주연을 맡아 그야말로 북치고 장구치는 영화다. 이미 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트랜짓>(2022)으로 한국단편경쟁 부문 감독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던 그의 첫 장편영화답게 도전적이면서도 매끄럽다. 스스로 연기한 주인공 혜림은 배우로, 수중촬영 당시 일어난 사고로 트라우마를 겪다 양주신도시에서 새로운 삶을 발견하게 된다. 낯선 이곳에서 혜림이 꽂히는 것은 엉뚱하게도 아파트 건설 열풍 속에서 홀로 꿋꿋하게 남은 '삼희 아파트'인데, 고풍스러우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그의 허한 마음 어딘가를 건드린 듯하다. 혜림은 번역중인 책에 등장하는 “진짜 예술의 기반이 되는 것은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상상의 세계에 살 수 있는 능력이다”라는 구절에 주목하고, 삼희 아파트를 시작으로 양주 곳곳을 자신이 살아갈 상상의 세계로 바꿔나간다. 또 '독립영화 배우 혜림'이라는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양주에 사는 삼희'라는 옷을 입는 순간, 그는 자신을 옥죄던 굴레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삼희…>는 경기도 양주를 신선한 관점으로 보여주는 지역영화이자 '힐링'이라는 말에 두드러기 반응을 보이는 이들도 치유 효과를 얻을 법한 영화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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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 FILM | abrilena@naver.com
문혜인
MOON Hy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