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은 1939년에 태어나 대가족의 맏며느리로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마흔 살이 되던 해 죽고 싶어졌다. 당시 여성에게 허락된 삶—누군가의 아내이자 어머니로서의 역할—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는 생활비로 받은 돈을 모두 털어 화구를 샀고, 조용히 홀로 다짐했다. 그림에 자신의 인생을 바치기로. 페미니스트 1세대 화가로 자리 잡은 그녀의 삶을 통해 예술가에게 재능보다 더 중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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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고 존경스러운 한 예술가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팔십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주의 미술의 대모 윤석남이 그 주인공이다. 가정주부로 살다가 마흔 살이 넘어서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를 찾고자 미술을 시작한 윤석남은 여성 최초로 이중섭 미술상을 받으며 한국 미술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회화 작업이 한계에 부딪히자 나무를 이용한 작업으로 한계를 극복했고, 그 결과물인 999개의 여성 목각 작업 「빛의 파종(Sowing Light)」과 1025마리의 유기견을 나무로 조각한 「1025 사람과 사람없이」에 대한 뒷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2020년부터 지금까지도 작업 중인 100인의 여성독립운동가의 초상화에까지 이르면, 창작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윤석남의 예술세계를 이미 접한 사람들에게는 반가움을 주는 작품이고, 아직 윤석남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전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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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N Han-seok | hanseokyoon.kor@gmail.com
윤한석
YOON Han-seo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