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이자,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 소설을 영화화했다.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갑작스런 사고로 남편 도경을 잃고 홀로 남은 명지의 시간을 그린다. 그 사고는 교사였던 남편이 학생을 구하려다 익사한 정의로운 희생이지만 남겨진 이에게는 삶이 한순간 잘려 나간 허망한 고통이다. 더이상 움직임이 없는 죽음 앞에서 명지는 폴란드로 회피해보지만 도경과의 사소한 농담과 같은 소중한 추억들이 주위를 떠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사회적 재난, 사고 앞에 망자를 잘 애도하는 동시에 산 자를 구하는 길은 무엇일까. 이 영화는 ‘죽음을 기억하는 방법, 그 죽음을 함께 기억해줄 사람들'에게서 희망을 본다. 삶이 삶에게 뛰어드는 치유의 힘으로 서로에게 생명줄이 되어 줄 사람들의 존재를 믿는다. 고정희 시인이 말했듯 “캄캄한 밤이라도 하늘 아래선 마주 잡을 손 하나 오고 있거니”.
프로그래머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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