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의 전체 프로그램을 관통하는 정신이 혁신성에 있다 해도 영화제가 영화에 대한 논의를 가장 끝까지 밀고 나가 위험을 감수하는 곳이 ‘영화보다 낯선’ 섹션이다.
전주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 가장 대담하고 관객에게 실험을 경험하게 하는 영화들이 이곳에 있다. 새로운 형태의 내레이션, 제작, 연출을 제안하고, 우리가 ‘영화’라고 부르는 모든 정해진 공식을 벗어나는 영화들. 픽션과 다큐멘터리의 규칙이 변형되고, 모호해지며 이야기를 전달하는(혹은 전달하지 않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영화들. 시청각 미디어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의 포화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이미지들. 창작자들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는 것과는 거리가 먼 새로운 장소, 새로운 플롯, 새로운 캐릭터를 찾는다. 올해 상영작에는 촬영 형식과 상영 형식 측면에서도 차별점을 찾아 3D 영화와 16mm 단편 2편이 선보인다. 필름이 귀해진 시기에 16mm 필름을 영사실에서 빼내어 영화관 내부에 설치하고 관객들이 영사기의 소리를 오롯이 들으며 영화를 보는 하나의 퍼포먼스로서의 상영도 작은 형태이지만 준비했다. 영화의 길이에서도 관객들이 색다른 체험을 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4시간짜리 영화와 2분 남짓한 영화가 공존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특히, 올해는 단편을 주제별로 기획해 공을 들였다. '영화보다 낯선 단편 1: 장소들'은 영화의 주제가 장소인 일련의 작업들을 모았다. '영화보다 낯선 단편 2: 시네마'는 영화의 역사를 다루며 이곳에서는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 영화기록의 도구와 형태도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보다 낯선 단편 3: 세계'는 두 국가의 역사와 정치적 상황을 강력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영화보다 낯선 섹션은 관객에게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며 영화 예술의 가능성과 혁신적인 시각을 제공하려 한다. 이는 영화 언어의 역사를 불신하거나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가 여전히 탐구하고 발명해야 할 것이 많은 젊은 예술의 형식이라는 생각을 계속할 수 있는 출발점으로 삼기 위해서다. 이 섹션에서 소개되는 모든 영화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관객에게 도전을 요구하고, 관객이 이 도전을 받아들이기를 기다리는 작품들이다.
프로그래머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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