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
All the Beauty and the Bloodshed
로라 포이트러스/ 미국/ 2022년/ 122분/ 마스터즈
다큐멘터리스트 로라 포이트러스는 줄곧 한 인물을 집중 조명하고 그를 둘러싼 정치·사회적 맥락을 탐사해왔다. 그가 이번에 포착한 대상은 사진작가이자 사회 운동가인 낸 골딘이다. 총 7개의 챕터로 나뉜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낸 골딘의 과거와 현재를 병치한다. “삶을 이야기로 만드는 것은 쉽다. 그러나 삶의 기억을 견디는 것은 어렵다. 이야기와 달리 삶의 경험은 악취가 있고 추잡하며 단순한 결말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이야기의 운을 떼는 낸 골딘의 인생은 투쟁의 연속이다. 언니의 자살과 불안정한 가정 내 양육 환경 등으로 인한 사회공포증을 겪던 낸 골딘은 사진을 만나며 비로소 세상과 소통할 언어를 찾는다. 사진작가로 커리어를 시작한 70년대 말부터 낸 골딘은 온갖 정치적 검열과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예술 세계에 퀴어 커뮤니티와 에로티시즘, 에이즈와 약물 중독을 담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저명한 예술가로 자리한 장노년의 낸 골딘은 2017년부터 시위 단체 P.A.I.N과 함께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무분별하게 판촉해 부를 축적한 제약 회사 퍼듀 파마, 그 회사를 소유한 새클러 가문과 그들의 기부금을 받아 성업해온 전 세계 대형 미술관들을 향해 성토한다. 그리고 이들의 시위는 대형 미술관들의 잇따른 부정한 기부금 거부 선언과 새클러 가문의 파산을 이끌어낸다.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는 낸 골딘의 수많은 작업들을 통해 예술이 세상을 향해 창을 낼 수 있는 요건을 검토하고 세상과 예술 세계 사이에서 예술가가 취해야 하는 태도는 무엇인지 질문한다. 또한 로라 포이트러스의 연출은 흥미로운 취재 대상을 ‘어떻게’ 담아야 하고 ‘왜’ 담아야 하는지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가질 수 있는 효용과 명분은 무엇인지 숙고한 흔적을 여실히 드러낸다. 낸 골딘이 촬영한 삶의 환희와 질곡이 형형하게 담긴 사진들의 슬라이드쇼 또한 영화의 아름다움에 방점을 찍는다. 제7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상영 정보
4월29일/21:00/메가박스 전주객사 10관
4월30일/10:30/CGV전주고사 8관
5월6일/13:30/CGV전주고사 8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