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사고를 당한 한 남자가 혼수상태에 빠진다. 그를 둘러싼 일상의 고요하고 단편적인 이미지들이 나열되며,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접기 -
안성기가 오구리 고헤이 감독의 일본영화 <잠자는 남자>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은 1995년 한국에서 정말 큰 뉴스였다. 아직 일본영화가 한국에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광복 후 한국 배우의 첫 일본영화 출연이었다. 아무리 거의 대사가 없이 대부분의 장면에서 고요히 잠들어 있는 연기만 하면 된다고 하더라도 한국의 '국민 배우' 안성기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큰 부담이었을 것. 하지만 영화 촬영이 끝나고 이듬해 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가 한국에 첫 소개되었을 때 국내에서 부정적인 반응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안성기의 선택은 올바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어쩌면 그 주인공이 안성기였던 탓인지도 모른다. 이 영화의 중심인물은 바로 안성기가 연기하는 다쿠지다. 어느 날 산에서 사고를 당한 뒤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그는 병원에 머물다 집에서 계속 '잠자는' 신세다. 그를 정성껏 돌보는 부모, 지적 장애를 가진 소년 와타루, 물레방아집 할아버지, 자전거 가게 주인 여성 등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은 삶을 꾸려가면서 문득 다쿠지를 걱정한다. 여기에 야쿠쇼 고지가 연기하는 다쿠지의 오랜 친구 가미무라, '메남'이라는 바에서 일하는 타이 출신 여성 티아가 등장해 삶과 죽음, 꿈과 일상, 그리고 달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한다. 오구리 고헤이 감독은 이 '4K 복원판'에서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대목 중 하나인 노(能) 공연 장면이 필름 버전보다 표현력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몬트리올세계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고 토론토, 뉴욕, 런던, 베를린, 상파울루 등 세계 곳곳의 영화제에 초청됐다. (문석)
접기 -
Sleeping Man Production Committee | kohei-00@mug.biglobe.ne.jp
오구리 고헤이
OGURI Kohe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