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피리 연주자 수현은 내림굿 반주를 하다가 실수를 하고, 굿은 중단되고 만다. 연주를 포기하고 떠나려는 순간, 수현은 치열하게 연습했고 또 괴로워했던 과거의 자신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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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참아온 감정을 폭발시켜 제동 장치 없이 폭주하는 순간을 위해 달려가는 영화는 많다. 하지만 주인공이 내림굿의 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말할 수도 행동할 수도 없는 조건에 처한 악사라면 그가 폭주에 이르는 클라이맥스를 묘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가 된다. <서를 담고>는 이 쉽지 않은 과제를 돌파하려는 영화다. 피리를 부는 주인공 수현은 말할 수도 없고 여간해선 움직일 수도 없다. 하지만 주인공의 답답한 처지는 고스란히 수현의 지나온 삶의 궤적과 맞물리고 수현은 마침내 '신들린' 절정부에 도달함으로써 지난 시절의 강박과 실패를 미세하게나마 해소한다. (김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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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PARK J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