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변제받아야 할 채권 때문이든 당장 변제해야 할 채무 때문이든, 빚으로 괴로워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의 어느 작은 법무사 사무소를 조명한다. 8년 전 '나'는 법무사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그의 사무원이 된다. 나의 빚 많은 아버지와 의뢰인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빚으로 말미암는 고통의 원인과 그 소멸의 길을 모색한다.
접기 -
개인회생을 업으로 하는 법무사가 자신도 코인과 주식으로 파산해서 빚을 갚고 있다. 그의 아들은 시인을 꿈꿨으나 아버지를 위해 법무사 사무실에 뛰어들어 겪지 않아도 될 고생을 감당하고 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역경에 뛰어든 아들이라니 마치 전래동화 속에나 나올 법한 설정이다. 멀리서 보면 감동적인 이야기지만 서로에 대한 원망과 걱정이 뒤섞여 매일 전쟁을 치루는 이들의 동거는 지옥불을 견디는 것만큼이나 괴롭다. 남의 회생을 도와야만 자신의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구조는 영화의 영어 제목 '카르마'(Karma), 인과응보를 떠올리게 한다. 누군가의 인생을 살리기 위한 직업을 가졌다는 것조차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 부자는 자본주의 사회 구조에 스스로를 불태우며 한 사람의 인생, 가족이라는 가치를 살리려 한다. 자아 비대증에 걸린 사회에서 어쩌면 우리가 깨우쳐야 할 것은, 내가 살기 위해선 남을 구해야 한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문성경)
접기 -
KIM Myunwoo | meonuly@gmail.com
김면우
KIM Myu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