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유정
종합병원 심장내과 간호사로 야간근무를 하던 유정은 서먹하게 지내던 고3 동생 기정이 영아유기 사건의 당사자로 자수해서 경찰에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유정은 그제야 어떻게든 동생을 구해내려 발버둥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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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드라마가 두드러져 보이는 <언니 유정>은 가족의 본질을 캐묻는 영화다. 그냥 ‘함께 어울리니 좋아서 좋은 거’라는 식으로 어물쩍 가족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섬세한 메스 칼로 가족이라는 관계를 해부해 그 마지막 핵심까지 들여다보려 한다. 영화 속 유정과 동생 기정은 마치 엄마와 딸과 유사한 관계였다. 기정이 태어나면서 엄마가 사망한 탓에 유정은 기정에게 엄마 같은 사랑을 줬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기정이 성숙하고 유정도 바빠지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멀어진다. 게다가 기정이 자신이 낳은 영아를 유기했다고 자수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중요한 시험대에 오른다. 그동안 기정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유정은 자책의 수렁으로 자신을 내몬다. 유정이 기정의 영아 유기 사건의 본질을 알아내기 위해 벌이는 노력은 다름 아닌 기정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며 자신과 기정이 맺고 있는 관계의 의미를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는 과정이다. <언니 유정>은 플롯 구성 감각이 좋은데, 특히 유정이 임신부 환자와 맺는 관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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