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까지 관계를 살려보기 위해 마지막 하루를 함께 보내기로 한 연인이 동해안의 여관에 묵는다. 일출을 15분 앞둔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이별일까, 세상의 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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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특별전에서는 박세영 감독이 그동안 만들었던 단편영화와 뮤직비디오 6편을 상영한다. 애초에는 그가 연출한 상업광고까지 소개함으로써 '모든 것이 영화'가 되는 그의 면모를 보이려 했으나 저작권 등 문제로 실현되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6편 중 단편영화는 모두 4편으로, 되도록 많은 이들이 접하지 못했던 작품을 소개하려 했지만 최근 들어 박세영 감독 관련 행사가 워낙 많다 보니 이 의도가 제대로 실현된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박세영 감독의 영화 세계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대범하게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킬 수 있었던 단편영화들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땅거미>는 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단편경쟁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해 질 녘 반려견과 함께 뒷산을 오르는 한 남자를 담는다. 영화는 해가 산 아래로 진 뒤 비가 쏟아지면서 뒷산 숲의 풍경이 급격히 바뀌는 것을 과감한 이미지 변주로 보여준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영화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바뀌어간다. 가만한 일상을 뒤틀어 자기의 세계로 편입시키는 박세영 감독의 역량이 돋보인다.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미쉘>은 연애담의 첫인상을 갖고 있다. 관계를 회복하고자 동해 간절곶 인근 모텔에 자리잡은 연인은 내내 말다툼을 벌인다. 남자는 해 뜰 때까지 관계를 살려보자 했지만 그렇게 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이야기는 모텔 안에서만 진행되지만 조명과 카메라 움직임이 만들어 내는 이미지 변주로 다른 분위기로 접어든다. 배우 홍경이 박세영 감독과 함께 대본을 적었고 제작과 주연까지 맡았다.
<원령공주>는 리움미술관의 2024 아트 스펙트럼 기획전 '드림스크린'을 위해 만들어졌다. 오래전 세상을 떠난 조선족 가수 신경자의 영혼이 바다에서 깨어나 자신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과정을 박세영 감독 스타일로 담아냈다. <지느러미>와 상당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작품이다. <윈도우리커>는 빛의 흔적을 추적하려는 이야기다. 실험영화 스타일의 이 작품은 3D 지도를 2D로 납작하게 하거나 빛의 줄기를 그어가며 공간을 누비며 빛의 자취를 따라가려 한다.
박세영 감독은 상당히 많은 뮤직비디오 작업을 해왔다. 유기농맥주나 김오키 같은 인디 뮤지션부터 십센치, 새소년, 그리고 최근 WOODZ(<슬라이드 스트럼 뮤트>, 2026)까지 다채로운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영상으로 옮겼다. 이번에 소개하는 뮤직비디오는 밴드 DAY6의 리더 성진의 솔로 곡 'Check Pattern'과 유라(youra)의 '1993년'으로, 박세영 감독 특유의 감각이 진하게 느껴진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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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영
PARK Sye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