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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천국

Cinema Fest

시네마천국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가장 관객 친화적이면서도 유쾌한 영화들, 그리고 다양한 세대의 이야기들이 모이는 곳이다. 특히 올해는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포함) 실제 인물과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섹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현실은 어렵거나 녹록지 않지만 훈훈한 감동을 주기도 한다. 관객들은 분명 영화들이 보여주는 여러 종류의 삶과 일상에 공감과 환호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토우>는 차에서 노숙을 하며 홈리스로 살았던 어맨다 오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영화다. 영화는 어맨다가 차를 '견인'(tow)당하며 벌어지는 갖가지 해프닝과 법정 공방을 다룬다.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차지하며 배우로서의 오랜 노력을 인정받은 로즈 번의 유려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바람의 마지무> 역시 실존 인물과 그를 조명한 소설 『바람의 마지무』(마하 하라다 작)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영화는 세계 최초로 오키나와에서 재배한 사탕수수를 이용해서 럼을 만든 긴조 유코의 성공 실화를 재현한다. 두부 가게를 하는 할머니, 엄마, 그리고 마지무에 이르는 세 세대의 여성 이야기와 마지무의 활기차고 꿋꿋한 행보가 아름다운 오키나와의 풍광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소박하고 매력적인 작품이다.
올해의 섹션에서는 다섯 편의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비틀즈 시대에 미국과 영국 차트를 포크 음악으로 석권했던 독보적인 남성 포크 듀오, '피터 앤 고든'의 다큐멘터리 <피터가 들려주는 피터 앤 고든 이야기>,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감독, '엘비라 노타리'의 숨겨진 작품들을 조명하는 <엘비라 노타리: 침묵 너머>,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중국인 스탠딩 코미디언 엄마와 아들의 여정을 다룬 <코미디 패밀리 스타일>, 대만의 작지만 개성 강한 독립서점들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서점의 시: 대만 독립서점 이야기>, 그리고 이름이 같은 두 농부의 끊임없는 다툼과 화해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데릭 vs 데릭>이 그것이다. 다섯 편의 다큐멘터리는 각기 다른 국가, 성별, 그리고 분야를 탐험하거나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모두 궁극적으로 이들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조명한다. 착취와 기만이 매뉴얼처럼 지켜지던 대중음악 산업에서 아티스트와 그들의 창작권을 지켜왔던 피터 애셔, 지극히 남성 중심적이고도 여성혐오적인 이탈리아의 초기 영화산업에서 활약했던 유일한 여성 감독 엘비라 노타리, 미국 사회에서 아시아인이라는 소수자성을 코미디의 핵심으로, 그리고 정체성의 철학으로 수호해온 헬렌과 에번, 문학이 활력을 잃고 종이책이 사라지고 있는 세상에서 독자와 책의 매개를 지속하려는 대만의 작은 서점의 주인들, 이윤보다 환경과 동물을 선택한 농부 등은 분명 우리의 터전을 조금은 나은 곳으로 만들어 왔거나, 지금도 만들고 있는 주역들이다.
켈리 오설리반과 알렉스 톰프슨의 두 번째 연출작 <마우스>, 주느비에브 뒬뤼드드셀 감독의 <니나 로자>, 그리고 사카시타 유이치로의 신작 코미디 <블론드> 등의 작품들 역시 우리가 사는 세상의 암보다는 명을 비추는 살가운 영화들이다. 이 영화들은 분명 삶의 아름다움과 동시대 구성원들을 향한 고마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북마크가 될 것이다.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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