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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

International Competition

국제경쟁은 세 편 미만(장편 기준)의 영화를 연출한 감독들에 의한 아시아 프리미어 조건을 충당하는 지원작들을 대상으로 예심을 거쳐 선정된 총 열 편의 작품을 공개하는 섹션이다. 올해는 70개국에서 421편이 출품되었고 대륙별로는 유럽이 1위, 아시아와 북미가 각각 2, 3위를 따랐지만 단일 출품국으로는 미국이 총 44편으로 1위를 기록했다.
미국 작품이 대폭 늘어난 것도 흥미롭지만 그보다 더 주목할 만한 사실은 미국영화들이 가장 장르와 형식적인 면에 다양함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코미디에서 호러, 다큐멘터리에서 실험영화까지 미국영화는 눈에 띄는 다양성과 장르적 시도들을 보여주었다. 이번 국제경쟁에 포함된 두 편의 미국 작품들 역시 각각 극영화와 실험(극)영화라는 각기 다른 영화적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튀르키예 출신 감독 라그프 튀르크의 <돌과 깃털>은 자신이 감옥에 간 사이 고아원에 보내진 아이를 되찾으려는 '나지레'의 고군분투를 따라가는 극영화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보다도 더 비정하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하층민 엄마의 암울한 선택지를 조명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월터 톰프슨에르난데스가 연출한 <이프 아이 고>는 감독의 데뷔 장편 <카이츠 Kites>(2025)에 이은 두 번째 장편이자 그가 선댄스영화제에서 주목을 받았던 동명의 단편을 확장한 프로젝트다. 감독은 전작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마법적 사실주의와 다큐멘터리적 재현 모드를 혼합해 '후드'에서 자라는 흑인 소년의 삶의 단면을 몽환적이고도 현실적으로 스케치한다. 또 다른 미국 작품 <크로노바이저>는 잭 오언, 케빈 워커의 데뷔작으로 1950년대에 한 수도사가 역사의 어느 순간이든 시각적으로 포착하고 전달할 수 있는 텔레비전을 통해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을 목격했다고 주장한 이야기를 한 신경과학자가 접하게 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담은 초현실적인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16mm 필름으로 포착된 뉴욕의 도서관들, 비디오테이프, 학술 논문 등은 역사와 초자연 그리고 제도적 억압에 대한 질문으로 통하는 관문 역할을 한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두 감독 에세키엘 살리나스, 라미로 손시니의 <서서히 사라지는 밤>은 극장의 영사기사로 일했다가 야간 수위로 '강등'된 펠루의 이야기를 담는다. 삶은 힘겨워졌지만 영화와는 더 가까워지는 펠루의 일상이 낭만적인 흑백의 이미지로 그려진다. <미치유키: 시간의 목소리>를 연출한 나카오 히로미치는 <오바케 OBAKE>(2019)라는 전작으로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감독이다. 이번 신작은 한 젊은이가 오래된 집으로 이사를 오며 시작된다. 영화는 집의 전 주인 우메모토의 입을 통해 그가 마을과 집의 역사, 그리고 시간의 역사를 부유하듯 탐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독일 출신의 샤클린 얀센이 연출한 <6주 후>는 엄마를 암으로 잃고 6주간의 애도의 시간을 갖게 된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죽음이라는 사건과 여파가 차분하면서도 애잔하게 그려진다. 베이루트를 배경으로 하는 다큐멘터리 <또 다른 여름의 꿈>은 낡은 도시의 풍경과 아파트 내부가 끊임없이 교차하며 이미지적 초현실을 구현하는 다큐멘터리다. 다의적이고 몽환적인 도시의 표정을 수려하게 담아냈다.
인도 출신의 시인이자 감독 앙쿠르 후다가 연출한 <송아지 인형>은 한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다룬다. 실제 마을 사람들과 인물들이 100% 즉흥 연기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을 연기하는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프로젝트다. 이사벨 팔리아이 감독의 프랑스영화 <판타지>는 우연히 발견한 노트를 매개로 꿈과 현실이 뒤엉키는 환상을 그린 독창적인 실험영화다. 비타우타스 카트쿠스 연출의 극영화 <방문자>는 부모님의 집을 팔기 위해 고향을 방문하는 한 남자가 마주하게 되는 낯선 감정과 노스탤지어를 수채화처럼 그려낸다. (김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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