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설된 '가능한 영화'는 예술적 상상력으로 제작의 다양성을 추구한 영화에 주목하는 섹션이다. 지난해 '가능한 영화를 향하여'라는 특별전에서 대안적인 창작 사례를 소개했고 동명의 책을 통해 참여 감독들의 생각을 전한 바 있다. 그 책의 서문은 아르헨티나 감독 마티아스 피녜이로의 말로 시작한다.
"현재 산업 구조에서는 더욱 어려운 일이지만 '친밀감'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서류로 나타내기 어렵고 대규모 자금을 설득할 수 없는 이야기, 재료, 배경에 관심이 있다. 다행히 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시간 동안 해야만 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닌, 자신의 본모습을 간직한 사람들과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섹션의 지향점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영화는 비싸고 접근하기 어려운 예술 형식이라는 관념을 깨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영화는 값비싼 예술이지만 기술 발전으로 제작비가 획기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영화가 산업에서 강요하는 조건, 방식과는 다른 환경에서도 제작되고 구상될 수 있음을 이곳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아이제이아 머디나의 <갱스터리즘>은 서사뿐 아니라 제작 방식도 영화의 정치성을 드러내는 '생각' 자체임을 보여준다. 극영화는 예산이 많이 든다고 예상하지만 니콜라스 페레다의 <나머진 다 소음일 뿐>은 돈보다 재치 있는 창의력으로 충분히 허구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쓰카사 신이치로는 74세의 나이에 사회 문제를 총격전이 나오는 장르로 구현한 첫 장편영화 <총알이 박힌 앙상한 나무들>을 만들었다. 데뷔작이라는 표현이 산업에서 젊은 세대만을 지칭한다는 선입견에 일침을 가하는 훌륭한 예이다. 베를린에서 오래 살아온 중국 감독 뤼안란시가 연출한 <카나리아 제도의 식물>은 낯선 나라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여성의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마지막으로 파스칼 보데의 <많다, 말이>는 다큐멘터리와 코미디를 과감하게 결합해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시급하고 복잡한 문제인 대도시의 외국인 이민에 대해 진정성 있게 다룬다.
이 모든 영화들은 공통적으로 문제는 금전이 아닌 창의성임을 보여준다. 다른 방식, 다른 선택을 하는 생각의 혁명이 이 영화들의 차이점을 만든다. 박스오피스 순위와 수익, 명성에만 관심이 있고 그 야망을 결코 멈추지 않는 시스템을 직면하며 우리에게 남은 길은 하나뿐인 것 같다. 바로 영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문성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