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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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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독을 거장으로 만드는 조건은 무엇일까?
오랜 세월 동안 훌륭한 영화로 채운 폭넓은 필모그래피일까. 만약 오슨 웰스가 <시민 케인 Citizen Kane>(1941)만 만들었다면 그를 거장으로 추대했을까, 만약 상탈 아커만이 <잔느 딜망 Jeanne Dielman, 23, Quai du Commerce, 1080 Bruxelles>(1975)이라는 단 한 편의 영화만 만들었다면 평가는 달랐을까? 이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지만 우리는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영화와 예술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생각할 수 있다. 요즘 광고는 관객들의 새로움에 대한 갈망을 채우듯 쏟아지는 모든 영화가 '걸작'이라고 치켜세운다. 이런 환경 속에서 앞서 언급한 거장의 조건에 대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프로그래밍으로 답하고자 한다.
올해 마스터즈 섹션은 필모그래피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 온 감독들의 신작으로 구성했다. 포르투갈의 히타 아제베두 고미스는 개인의 삶이 인류가 쌓아온 문학과 음악, 영화라는 예술로 이어지는 아름다우면서도 신비로운 여정을 담은 신작을 선보인다. 칠레의 이그나시오 아구에로는 집 안마당을 관찰하며 자신의 가족사이자 조국의 역사를 되짚어본다. 대만의 차이밍량은 체코에서 행자의 정신을 불러내어 그 끊임없는 발걸음을 이어가고, 프랑스의 캉탱 뒤피외는 인플루언서 세계를 날카롭게 풍자하는 코미디를 선보인다. 이들은 모두 전주국제영화제 관객들에게 익숙한 감독이지만 여기에 조금은 생소하지만 중요한 인물들도 소개한다. 미니멀한 영화 연출로 알려진 브라질의 안드레 노바이스 올리베이라는 장르가 뒤섞인 독특하면서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를, 미국의 로스 매켈위는 오래된 촬영본을 통해 아들의 이야기를 되짚어보는 지난해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세네갈 출신의 알랭 고미스는 현재 영화 장르의 구분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답을 하듯 총체적인 영화로서 한 공동체와 전통 의식을 그려낸다.
모든 살아있는 예술이 그렇듯 영화도 매 작품마다 그 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필요가 있으며, 또 그렇게 요구된다. 그렇지 않다면 유명세와 진정한 재능을 혼동할 수 있다. 이 섹션에서 소개하는 대부분의 감독은 주류 영화산업에 거리를 두고 일을 하거나, 그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활동하려는 인물들이다. 이들이 만든 좋은 영화는 레드 카펫이나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세상을 표현하는 영화에 관심을 주는 관객이 필요하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의 마스터즈 섹션 감독들은 신작을 통해 자신의 탁월한 역량으로 영화가 여전히 살아 있는 예술임을, 복잡하고 모호한 이 시대에 영화는, 더욱더 필요한 예술임을 보여준다.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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