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 포르타베야: 다채로운 필름메이커
카탈루냐 출신의 영화감독 페라 포르타베야의 작업 성격을 한 가지로 함축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작품마다 영화의 형식을 새롭게 발명해 내는 그의 탁월한 능력이다. 포르타베야는 지난 60여 년간 규범에 얽매이지 않은 허구적 형식, 침묵해 오던 것의 발화, 충돌하는 몽타주, 정치적 관여, 음악적 수행성, 예술적 아방가르드와의 긴밀한 공모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며 영화의 가능성을 확장해 왔다. '게스트 시네필: 페라 포르타베야'의 영화 상영과 강연 프로그램 '영화로의 여행'은 영화를 고정된 언어가 아니라 끝없이 탐구해야 하는 장으로 이해하는 그 형식적 개방성에 초점을 둔다.
1927년 스페인 피게레스에서 태어난 포르타베야는 커리어 초기에 프로듀서로 스페인 영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카를로스 사우라, 마르코 페레리, 루이스 부뉴엘의 주요 작품을 제작했다. 그러나 곧 포르타베야의 영화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길을 따랐다. 프랑코 독재 치하와 그 이후로도 포르타베야는 검열에 맞서고 권력에 대항하는 시선을 구축하며 관객의 위치를 다시 사유하는 영화를 발전시켰다.
페라 포르타베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 행사의 일환으로 이 특별전은 상업영화 현장으로의 잠입, 호안 미로와의 협업, 은밀한 발화의 기록, 비워냄을 통한 전환 등 포르타베야의 영화가 매체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했던 다양한 형식을 선보인다. 이정표와도 같았던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 회고전 이후 오늘날에 포르타베야의 영화 세계로 다시 돌아가는 것은 영화를 비평적 지각과 사유의 공간으로 살아 움직이게 했던 영화감독과 다시 조우하는 일이다. (아드리안 옹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