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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필전주

Cinephile JEONJU

시네필전주는 영화사에 관심이 있는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섹션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역대 가장 다채로운 작품들로 구성됐다고 자부한다. 하이라이트 중 장르영화로는 전설적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1995)의 감독 오시이 마모루의 첫 번째 실사영화이자 잊혀진 명작 <붉은 안경>(1987)이 있으며, 데이비드 린치가 총괄 프로듀서이자 카메오로 출연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뱀파이어 세계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마이클 알머레이다의 <나자>(1994)가 있다.
기성 감독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꼽자면, 아마도 가장 놀라운 발견은 구로사와 기요시의 <네 멋대로 해라!! 영웅계획>(1996)일 것이다. VHS 전성기에 극장 개봉 없이 비디오테이프로 바로 배급된 이 영화는 감독의 재능이 그의 대표작들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이 여정은 니컬러스 로그의 공포물 <쳐다보지 마라>(1973)로 마무리된다. 가족 드라마와 과거의 트라우마가 뒤섞인 이 영화는 오늘날 A24의 대표작이나 아리 애스터의 영화를 가리키는 '엘리베이티드 호러'(elevated horror)의 기원으로 평가된다.
실험영화의 거장, 안젤라 리치 루키와 예르반트 자니키안의 영화는 이 섹션의 급진적 전환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젤라의 일기 - 두 감독: 챕터 3>(2025)는 안젤라 리치 루키의 작고 후 자니키안 감독이 안젤라의 일기를 영화로 만들어온 세 번째이자 마지막 편의 이야기이다.
<메가닥>(2025)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10년 만의 복귀작으로 모두의 기대를 모았으나 현대 영화사에서 가장 놀라운 (적어도 상업적으로는) 실패작 중 하나가 된 <메갈로폴리스>(2024)의 제작 비하인드를 보여준다. 마이크 피기스가 담아낸 놀라운 영상과 증언 들은, 코폴라처럼 천재적인 감독에게조차 영화와 그 창작 과정이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아르헨티나 개봉 18년, 전주국제영화제 공개 16년 만에 <기묘한 이야기들>(2008)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치고 다시 한국 관객을 만난다. 마리아노 지나스는 이 영화로 아르헨티나 영화계를 변화시키겠다 선언했었다. 오늘날에도 그 야심이 유효한, 대담무쌍한 영화로 친구들에게 둘러싸여 적은 예산으로 여행과 모험, 그리고 영화에 대한 사랑이 가득한 작품을 만들었다.
과거를 통해 현재를 조명하는 두 편의 다큐멘터리도 소개한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총이 전부다>(2026)는 아르헨티나의 한 영화학교에서 발견된 필름 릴을 시발점으로 1960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를 펼쳐낸다. 영화가 혁명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꿈꿨던 젊은이들의 삶을 통해 관객은 격동의 정치사를 목격한다. <베니타>(2025)는 내면의 어둠에 시달리는 영화감독 베니타 라판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앨런 벌리너 감독은 베니타가 남긴 모든 자료를 모아 애도의 영화를 만들었다.
올해도 하버드필름아카이브의 협력은 계속된다. 실험영화의 전설인 스탠 브래키지, 브루스 코너, 게리 베이들러의 영화는 모두 필름으로 상영될 예정이며 헤이든 게스트 원장의 강연도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전주국제영화제가 벨라 타르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고 작별 인사를 전하는 방법으로 <사탄탱고>(1994)를 특별상영으로 공개한다.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 공개된 기념비적 작품이자 영화제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동시에 제시했던 상징적인 영화이다. 전 세계 시네필과 전주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감독, 벨라 타르를 위해 그의 영화로 관객과 함께 영화적 추도식을 하고자 한다.
올해 게스트 시네필은 스페인의 페라 포르타베야 감독으로 혁신의 상징인 대표작을 돌아보며 그의 100세를 축하하고자 한다. 미니 섹션으로 준비한 '홍콩귀환: 시네마 + 아방가르드'는 홍콩영화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를 깨고 익숙하지 않던 다른 면을 보여주고자 준비했다.
올해 시네필전주는 마치 영화의 역사처럼 활기 넘치고 풍부하며, 과거를 깊게 탐구하면 현재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음을 현현한다. (문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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