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X전주국제영화제] #1 프리뷰: <통잠>
2024-05-03 00:00:00

<통잠> Deprivation

김솔해, 이도진/한국/2024년/85분/한국경쟁

난임부부인 지연(김시은)과 도진(이도진) 부부는 병원에서 또다시 유산 소식을 듣는다. 시술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도진은 둘로도 충분한 삶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지연은 아니다. 매일 밤 아기가 통잠을 자주길 기도하는 엄마가 되는 꿈을 지연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다. 그래서 더 가열하게 임신할 방법을 찾아 나서고 그런 아내를 보며 도진은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답답함을 느낀다. <통잠>은 수년간의 시험관 수술 끝에 완전히 소진돼버린 한 부부의 일상을 사실감 있게 포착한다. 정서적 교류 없이 때맞춰 병원에 가고 메마른 식사를 한 뒤 잠자리에 드는 지연과 도진의 기계적인 삶을 차분히 따라간다. 또한 <통잠>은 야속하다. 무당을 찾아가 임신이 잘되는 장소를 받아 오고, 한 번만 더 시도해보자며 술 취한 남편의 옷깃을 쥐고 울부짖는 지연을 음악 한 곡 쓰지 않고 그저 바라볼 뿐이다. 그러나 지독할 정도로 거리를 두는 태도를 고수하는 카메라는 원하는 삶을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건 여성을 온전히 비추는 데 결국 성공한다. 상황과 감정에 무섭도록 몰두해 캐릭터를 또렷하게 살려내는 김시은과 이도진의 호연이 잊기 힘들 만큼 긴 여운을 남긴다. 배에 청진기를 갖다 대고 어떻게든 아기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지연과 그런 아내의 곁을 지키는 도진의 투숏은 결정적 장면으로 자리한다. 도진 역의 이도진 배우가 공동 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

상영정보

5월 3일/17:00/메가박스 전주객사 3관

[글 이유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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