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쟁 출품 본선 진출작 발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작품 공모에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는 극영화 8편, 다큐멘터리 2편이 선정되었습니다.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서 상영될 작품을 아래와 같이 선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한국경쟁 부문 선정작(10편, 가나다 순)
1) <나선의 연대기 A Chronicle in Spirals>(김이소) | Korea| 2023|82min|DCP| Color + B/W
2) <담요를 입은 사람 Blanket Wearer>(박정미) | Korea| 2024|116min|DCP| Color
3) <미망 MIMANG>(김태양) | Korea| 2023|93min|DCP|Color
4) <양양 My Missing Aunt>(양주연) | Korea| 2024|77min|DCP|Color
5) <어텀 노트 Autumn Note>(김솔) | Korea| 2024|72min|DCP|Color
6) <언니 유정 Sister Yujeong>(정해일) | Korea| 2024|102min|DCP|Color
7) <엄마의 왕국 Mother's Kingdom>(이상학) | Korea| 2023|97min|DCP|Color
8) <은빛살구 Silver Apricot>(장만민) | Korea| 2023|122min|DCP|Color
9) <통잠 Deprivation>(김솔해, 이도진) | Korea| 2024|85min|DCP|Color
10) <힘을 낼 시간 Time to Be Strong>(남궁선) | Korea| 2024|99min|DCP|Color
‘한국경쟁’ 심사평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에는 지난해보다 20여 편 많은 134편이 참여했다. 20%가 넘는 출품작 수의 증가는 어쩌면 한국영화 산업, 특히 독립영화계가 코로나 팬데믹의 악몽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났다는 사실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본격화된 한국영화 산업의 위기가 지속되거나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로 볼 수도 있다. 과거와 같은 여건이었다면 이들 중 상당수는 곧바로 극장 개봉이나 OTT 직행을 추진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독립영화의 극장 개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데다 극장 개봉을 위한 여러 지원이 사라졌으며, OTT 상황 또한 독립영화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탓에 영화제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을 것이라는 가설이 가능해진다. 예년에 비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색채와 어울리지 않는 영화들이 많이 보였다는 사실은 후자의 가설에 힘을 좀 더 실어준다.
허수가 많아졌다는 것뿐이지 한국경쟁 부문에 선정된 10편의 영화는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튼실하다. 여성에 관한 서사는 올해도 강세를 보였다. 감독의 성별이나 장르와 무관하게 한국경쟁작 대다수는 영화 중심에 여성이 존재했고 그들의 내면을 관통하는 경우도 많았다. <언니 유정>, <통잠>, <어텀 노트>, <양양>, <담요를 입은 사람>이 그 대표적인 영화였고 <나선의 연대기> 같은 실험적인 영화도 여성에 관한 담론을 품고 있었다.
가족 이야기를 담은 영화도 많았는데 앞서 언급한 여성 담론 영화와 중첩되기도 했다. <엄마의 왕국>, <은빛살구>가 가족을 정면으로 내세우고 있었지만 <언니 유정>, <통잠>, <양양>에서도 여성의 문제는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산업 프로그램인 전주프로젝트가 놀라운 성과를 통해 존재 의의를 보여줬다. 지난해 전주프로젝트의 워크인프로그레스 작품인 <미망>, <담요를 입은 사람>, <양양>이 모두 한국경쟁에 진출한 것이다. 게다가 여기서 발탁된 <미망>은 지난해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서 상영되기도 했다. 올해 워크인프로그레스 프로그램에 산업계가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이유가 생긴 셈이다.
전주프로젝트가 아니더라도 전주와 인연을 이어나가는 감독의 영화도 선보인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흩어진 밤>(2019)으로 한국경쟁 대상을 공동 수상한 김솔 감독은 <어텀 노트>를,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서 <십개월의 미래>(2021)를 보여줬던 남궁선 감독은 <힘을 낼 시간>으로 전주에 돌아왔다. 특히 <힘을 낼 시간>은 퇴역 아이돌을 소재로 다룬 인권영화이기도 하다.
다채롭고 뛰어난 영화들을 상영하게 된 심정은 벅차오르지만, 내년 그리고 그 이후를 생각하면 불안감이 차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독립영화계뿐 아니라 영화산업과 정부 모두 나서서 이 비상상황을 타개했으면 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영화를 만들어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보내주신 모든 창작자 여러분에게 감사 인사를 보낸다.
프로그래머 문석, 문성경, 전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