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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조리를 품은 코미디_<정글의 법칙> 앙토냉 페레자코
2017-05-04 09:16:00

<정글의 법칙>(2016)은 시작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황당하고 엽기적인 개그가 쏟아지는 프랑스산 코미디 영화다.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프랑스령 기아나를 배경으로, 밀림에 스키장을 건설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을 시찰하기 위해 파견된 직원이 밀림에서 겪는 모험담을 소재로 한 영화.

앙토냉 페레자코 감독은 “2024년 월드컵 개최지로 카타르가 결정되면서 경기장에 에어컨 시설을 완비하겠다는 주최국 반응을 듣고 황당해서” 이 난장판 코미디 영화를 기획하게 됐다. 사막 한복판에 지어질 에어컨 달린 축구 경기장을 보며 밀림 속의 실내 스키장이란 소재를 떠올린 셈이다.

거기에 더해 감독이 기아나를 첫 방문했을 때 느꼈던 인상이 영화의 주요 개그 소재로 활용됐다. “밀림 한복판에서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바게트를 사먹고 프랑스의 놀이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며 문화 충격을 받았다.” (웃음) 모든 건축 규격이 기후가 전혀 다른 유럽의 상황에 맞춰져 있는, “말도 안 되는 관료주의 행정 체계”가 바로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했던 진짜 코미디 요소인 것.

“코미디란 유머를 통해서 세상의 부조리를 생각하게 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하는 그는 루이 뤼미에르 영화학교 출신으로, 이번이 그의 두 번째 장편 영화다. 프랑스 영화계가 보석 같은 신인 감독을 얻었다.

글 김현수·사진 최성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