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지역 공모에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올해는 2편의 장편영화와 3편의 단편영화가 선정되었습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될 지역영화 5편의 작품을 아래와 같이 선정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지역 공모 선정작 (가나다 순)
<고추 Pepper> (제이 박) | Korea, USA | 2018 | 15min | DCP | color
<미수금 Video Mail> (유훈영) | Korea | 2018 | 15min | DCP | color
<미주꺼햄버거 Hamburger for Miju> (김미림) | Korea | 2018 | 26min | HD | color
<사회생활 After hours> (이시대) | Korea | 2019 | 82min | DCP | color
<이 눈부신 봄날 On this splendid spring days> (주보정) | Korea | 2018 | 97min | DCP | color/b&w
지역 공모 선정 심사평
반 토막이 난 출품작 수는 심사위원들을 위축시켰다. 장편 8편, 단편 13편, 도합 21편의 작품을 두고 심사가 이루어졌다. 막상 봉인을 열었을 때 우리의 근심은 극적으로 반전되었다. 예년에 비해 작품의 수준과 문제의식, 다양성 면에서 올해 출품작들이 현저한 발전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감독의 신념이나 세계관, 생활양식이 직설적으로 투영된 작품들이 많았을뿐더러, 소재와 장르, 시각 표현의 조형, 형식에 대한 자의식이 삐죽 솟아오른 문제작들도 눈에 띄었다.
엄정한 심사를 거쳐 5작품을 선정하였다. 장편 <사회생활>(감독 이시대), 장편 <이 눈부신 봄날>(감독 주보정), 단편 <미수금>(감독 유훈영), 단편 <고추>(감독 제이 박), 단편 <미주꺼햄버거>(감독 김미림)가 선택되었다. 이시대의 <사회생활>은 미니멀한 형식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정서와 드라마의 긴장을 화면에 새기는 집요함이 인상적이었다. 악전고투의 결과로 짐작되는, 프로덕션의 미비함을 상쇄할만한 장점이 이 영화에 있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법정 스님의 생애를 그의 행적과 설법, 종교관을 중심으로 좇은 <이 눈부신 봄날>은 인물 다큐멘터리의 전형성에도 불구하고 대상이 품은 매력을 십분 살려낸 호소력 있는 영화였다. 두 장편은 프로그래머들의 최종 논의를 거쳐 한국영화 관련 섹션에 배정된다.
유훈영의 단편 <미수금>은 올해의 발견이다. 지역영화 사정에 밝은 영화인에게조차 생소한 이름인 유훈영은 공사판 포크레인 기사의 속 좁은 상상을 따라가면서 남루한 관계의 일단을 놀랄만한 재기로 묘사하고 있다. 기성 영화 문법이 가진 완고함을 비웃듯, 자기만의 리듬으로 앞서가는 <미수금>은 만장일치로 ‘한국단편경쟁’에 추대되었다. 단편 <고추>와 <미주꺼햄버거>는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서 상영된다. 두 영화는 그간 지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돌연변이적 성운(<고추>), 지역영화의 전형을 보여주는 소박한 가족영화(<미주꺼 햄버거>)라는 촌평을 들으며, 극단으로 반응이 갈렸다. 지역영화 제작 역량의 성장을 증거하는 사례들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지역영화 심사는 전북독립영화제 유순희 프로그래머, 박근영 감독(<사일런트 보이>, <한강에게>)과 함께 했다. 열과 성을 다해 보고, 말해 준 두 심사위원에게 심심한 고마움을 전한다. 선정작 목록에는 오르지 못했으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참여해 준 지원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장병원 프로그래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