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발표
2016-03-09 10:49:00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인 ‘한국경쟁’ 에 상영될 10편의 작품이 아래와 같이 선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해 ‘한국경쟁’ 출품작은 총 121편이었습니다. 출품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경쟁 본선 진출작 (가나다 순)

1. <노후 대책 없다 No Preparation for Old Age> (이동우) | Korea | 2015 | 101min | DCP | color

2. <델타 보이즈 Delta Boys> (고봉수) | Korea | 2016 | 126min | HD | color

3. <마담 B Mrs.B. A North Korean Woman> (윤재호) | Korea, France | 2015 | 72min | DCP | color

4. <물숨 Breathing Underwater> (고희영) | Korea | 2016 | 91min | DCP | color

5. <연애담 Our Love Story> (이현주) | Korea | 2015 | 99min | DCP | color

6. <우리 연애의 이력 With or Without You> (조성은) | Korea | 2015 | 99min | DCP | color

7. <운동회 A Field Day> (김진태) | Korea | 2015 | 75min | DCP | color

8. <최악의 여자 Worst Woman> (김종관) | Korea | 2016 | 94min | DCP | color

9. <커튼콜 Curtain Call> (류훈) | Korea | 2016 | 100min | DCP | color

10. <프레스 Press> (최정민) | Korea | 2016 | 95min | DCP | color

‘한국경쟁’ 심사평

한국의 독립영화들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출품 신청작들을 보면서 예년에 비해 하나의 지향으로 묶기 힘든 주제와 소재의 각기 다른 개별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다큐멘터리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우수한 작품들이 많아서 장편 경쟁 부문 외에도 초청섹션에 가급적 많은 영화들을 초청하고 싶습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이 사회의 특정 국면을 자세히 파고드는 다큐멘터리 감독들의 재능과 열정에 경의를 표합니다. <마담 B>는 탈북 브로커로 살아가던 북한 여성의 중국과 한국에서의 삶을 따라가면서 우리 시대의 역사적 공간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비극적 인생을 차분하게 관찰합니다. <물숨>은 우도의 해녀들의 삶을 인류학적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는데 종래 이 소재를 다뤘던 다큐멘터리가 갖지 못한 깊이를 보여줍니다. <노후 대책 없다>는 홍대 인근 펑크 밴드들의 일상을 일기장 적듯이 카메라로 기록하면서 세상이 귀담아듣지 않는 그들의 분노를 거침없이 토해내는 기운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와 마찬가지로 극영화 역시 다양한 소재를 건드리고 있지만 독립영화 특유의 결기나 스타일에 대한 자의식을 드러내기 보다는 주류영화의 장르적 관성을 저예산 영화의 테두리 내에서 소화하려는 타협적인 영화들이 많아 아쉬웠습니다. 그중 경쟁부문에 들어온 영화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자본의 한계를 창작자들의 재능으로 돌파하는 것들이었습니다. 김종관의 <최악의 여자>는 한 여자를 둘러싼 남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시대의 사랑법과 어긋나버린 관계의 감수성을 건드립니다. 김진태의 <운동회>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을 축으로 전개되는 집단 드라마의 균형감을 유지하면서 삶의 긍정을 쾌활하게 응시하는 작품입니다. 류훈의 <커튼콜>은 저속한 연극을 공연하던 극단이 정극을 무대에 올리게 되는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온갖 희극적인 일들을 뛰어난 완성도로 그려내는 한편 속화된 오늘날의 예술의 의미를 기발하게 묻고 있습니다. 조성은의 <우리 연애의 이력>은 위기에 처한 젊은 부부의 일상을 통해 사람에 대한 긍정을 새삼 피력하는 착한 기운을 관객에게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이현주의 <연애담>은 담담한 시선으로 두 여성 주인공의 사랑을 그려내는 작품으로 등장인물의 편에 선 카메라의 온기가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고봉수의 <델타 보이즈>는 중창단을 구성하려는 루저 젊은이들의 고투를 그린 작품인데 기발한 유머 감각이 전편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정민의 <프레스>는 단촐한 내러티브로도 인물과 사회를 응시하는 집중력이 대단하며 독립영화다운 분위기를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좋은 영화를 만들고자 분투하는 많은 영화인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선정된 작품들의 관계자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드리며 곧 발표될 초청섹션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 초청된 작품들과 더불어 전주에서 반갑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