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전주프로젝트마켓 피칭 프로젝트 공모 결과 발표
2016-03-14 13:46:00

○ 극영화 피칭

1) 선정 프로젝트 (총 5편, 가나다 순)

<시인의 사랑> 김양희 감독

<오리의 웃음> 김영남 감독

<우정이 불타고 있다> 신아가, 이상철 감독

<잉걸, 불타는 도시> 이정국 감독

<철혈남아> 고은기 감독

2) 심사위원 (가나다 순)

권영락 |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이사

김지연 | 프로듀서

부지영 | 영화감독

임성운 | 영화감독

조영각 |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3) 극영화 피칭 심사평

2016년 전주프로젝트마켓 극영화 피칭에는 총 78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출품작들에는 충분히 상업성을 갖추고 있는 고예산 작품들과 초저예산으로 영화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독립영화들 그리고 창작자의 작가성이 두드러지는 작품들까지 광범위하고 다양한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5인의 심사위원들은 여러 작품을 비교 검토하며, 작품이 가진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작품성은 물론 프로젝트 마켓 이후의 완성 가능성까지 고려하면서 심사에 임했습니다. 각각의 작품들이 지향하는 바가 많이 달랐고, 작품들이 가진 개성 또한 강했기 때문에 오랜 고심과 열띤 토론을 거쳤습니다. 그러나 5편의 마켓 참가작을 선정하는 데는 쉽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작품의 완성도가 뛰어났으며, 영화화될 가능성도 크다고 여긴 작품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창작자들이 작품을 완성하겠다는 의지 역시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신아가, 이상철 공동 감독의 <우정이 불타고 있다>는 미술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갈등 구조 속에 개개인의 개성과 욕망이 충돌하는 장면들을 경쾌하게 담아내는 작품으로 완성된 영화를 보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습니다. 이정국 감독의 <잉걸, 불타는 도시>는 1980년 광주 항쟁 기간 시민군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오래된 역사적 사건을 영화화하는 것은 현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었으며, 정공법으로 역사적 사건에 접근하는 영화적 태도와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돋보였습니다. 고은기 감독의 <철혈남아>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휴먼 스포츠 영화로 휠체어 농구에 도전하는 장애인들의 갈등과 극복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은 제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시를 쓰고 있는 시인이 새로운 사랑에 눈을 뜨는 과정을 재치 있는 솜씨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김영남 감독의 <오리의 웃음>은 한 남자의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여정을 미스터리하게 그려낸 작품으로 감독의 실험적인 시도가 높이 평가된 작품이었습니다.

이상 프로젝트 마켓에 선정된 5편의 작품은 작품의 준비 상황이나, 이후의 개발 가능성 그리고 영화화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춘 작품이라고 판단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이 마켓에서 피칭을 거치고, 투자와 지원이 이루어져 영화화되기까지 지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전주프로젝트마켓을 통해 좀 더 빠르고 온전한 형태로 영화가 만들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더불어 여러 논의 끝에 이번 마켓에 참가하지 못하게 된 아쉬운 작품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 작품들도 계속되는 도전을 통해 영화화되기를 기다리겠습니다.

극영화 피칭 심사위원 일동

○ 다큐멘터리 피칭

1) 선정 프로젝트 (총 5편, 가나다 순)

<간첩의 탄생> 조은성 프로듀서

<까치발> 권우정 감독

<더 디스코 스타> 이주호 감독

<무스탕 가는 길> 정형민 감독

<이중섭의 눈> 김희철 감독

2) 심사위원 (가나다 순)

김진열 | 영화감독

박봉남 | 영화감독

안시환 | 영화평론가

3) 다큐멘터리 피칭 심사평

지난 3월 10일 목요일 면접을 끝으로 다큐멘터리 피칭 지원작 심사가 마무리됐습니다. 먼저 육체적, 정신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해준 감독, 프로듀서, 그리고 관계자들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16년 다큐멘터리 피칭 공모에는 30편의 작품이 지원했습니다. 우리 심사위원들이 올해 심사에서 주요 가이드라인으로 삼은 것은 ‘제작 가능성(제작진에 대한 신뢰도)’, ‘대중성’, 그리고 영화제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 신인 감독의 ‘발굴’이었습니다. 그리고 피칭 선정작들이 어느 특정 경향에 쏠리지 않도록 하는 ‘다양성’을 갖추려 노력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노력은 지원자 여러분의 노고에 비하면 보잘 것 없습니다. 그것을 알기에 심사위원의 자리는 늘 불편하기 마련입니다. 세 명의 심사위원은 때로는 자신의 영화적 취향을 주장하고, 때로는 서로의 오판을 수정해 나갔습니다. 그렇게 의견의 차이를 좁혀 ‘5편’의 프로젝트를 피칭 작품으로 선정했습니다.

올해 지원작 중 양적 강세를 보인 장르는 음악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인디 밴드를 다루는 작품에서부터 대중 가요사를 통해 한국 사회의 그늘을 파고드는 작품까지 다양한 프로젝트가 지원했습니다. 이들 프로젝트 중 가장 흥미로운 작품은 <더 디스코 스타>였습니다. 인디밴드 레이블의 상징이라 할 만한 ‘붕가붕가 레코드’의 흥망성쇠 통해 인디 레이블이 처한 상황을 ‘관찰자의 시선’과 ‘내부자의 시선’을 오가며 담아낸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올해의 또 다른 경향으로는 사적 다큐멘터리(또는 다큐 에세이)의 유행입니다. 물론 이는 지속적 경향이긴 한데, 지원 프로젝트 대부분이 자기 연민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는 큰 아쉬움을 남깁니다. 이러한 작품들 속에서 <까치발>은 단연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였습니다. 무엇보다 개인의 아픔이 자기 연민을 넘어 공동체의 상호 위로로 확장되는 지점은 심사위원 모두의 지지를 이끌어냈습니다. 세 번째 선정작은 <무스탕 가는 길>입니다. 히말라야 앞에서 여든이 넘은 어머니의 공명하는 순간을 담아내는 이 작품은 신인감독 특유의 참신성이 돋보였습니다. 억지로 간첩을 만들어내던 한국 현대사의 치부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간첩의 탄생>은 ‘여러 이유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정치적 다큐멘터리 특유의 뚝심이 돋보이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완성에 대한 불안 요소가 있지만, 다큐멘터리 영역에서 제작진이 그간 쌓은 신뢰도는 이러한 불안을 떨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 프로젝트는 한국전쟁 기간 중 부산, 제주 등으로 피난생활을 하던 무렵의 이중섭을 다루는 <이중섭의 눈>입니다. 개인적, 사회적, 예술적 차원 등 다양한 각도에서 이중섭의 삶을 조망하는 방식이 돋보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탄탄한 기획서와 프레젠테이션이 높은 점수를 얻은 프로젝트입니다.

피칭 지원작 심사가 여타 심사와 다른 점은 제작 완료 작품이 아니라, 주로 그 과정에 있는 작품을 심사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피칭 심사는, 힘든 여정에 지친 친구에게 시원한 물 한잔과 함께 건네는 격려와 비슷하다는 생각입니다. 이번 피칭이 더 큰 격려가 될 수 있기를, 그래서 피칭 작품 모두가 완성되어 극장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끝으로 지원해준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다큐멘터리 피칭 심사위원 일동

○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

1) 선정 프로젝트 (총 5편, 가나다 순)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남의 연애> 박영임, 김정민우 감독

<다방의 푸른 꿈> 김대현 감독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 임정하 감독

<파란 입이 달린 얼굴> 김수정 감독

<할머니의 먼 집> 안보영 프로듀서

2) 프로젝트 심사위원 (가나다 순)

고영재 | ㈜인디플러그 대표

권지원 | 리틀빅픽처스 대표이사

손민경 | 엠라인 디스트리뷰션(주) 대표이사

3)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 심사평

한국 독립/예술영화의 배급환경은 늘 변해왔지만, 최근의 현실은 녹녹지 않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맞물린 창작자의 증가는 급격한 장편의 증가로 이어지고 있으나, 대기업의 독립/예술영화 배급 참여, 예술영화전용관/독립영화전용관 지원정책의 후퇴, 표현의 자유에 역행하는 인위적인 상영배제가 맞물리면서, 배급/상영부문의 양극화는 더욱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창작자도 관객과의 만남을 통해 영화가 완성된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지만, 정작 현실은 그러한 기회가 거의 제공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결국, 위와 같은 환경 속에서 대중적인 영화(관객의 공감이 상대적으로 쉬운 영화)만이 주목받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관객이 낯설게 느끼는 영화(현실의 정서를 더욱더 노골적으로 부각하던지, 혹은 내러티브 구조와 배우의 캐릭터를 생경하게 하던지)가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 역시 경계해야만 합니다. ‘볼만한 영화’와 ‘보여 져야만 하는 영화’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환경이 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의 다양성이 살아있는 환경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대중성과 도전정신을 충만하게 갖춘 5편의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최근 장편영화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루저들의 이야기이면서도, 주인공들의 개성 있는 캐릭터가 묘한 매력을 주는 <그저 그런 여배우와 단신 대머리 남의 연애>, 외면하고 싶지만, 여전히 현실 속의 우리 모습을 뚝심 있게 그려간 <파란 입이 달린 얼굴>, 극영화 중에서는 이렇게 2편의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지금으로 따져보면 한국 최초의 걸 그룹이라고 평할 수 있는 ‘김시스터즈’를 통해 음악, 가족, 그리고 이것을 아우르는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를 드려다 볼 수 있는 <다방의 푸른 꿈>,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도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 젊은이의 꿈과 도전을 그린 <뚜르, 잊혀진 꿈의 기억>, 우리에게 가장 가깝고도, 어쩌면 잘 알지 못하는 존재일 수도 있는 할머니와의 교감을 다룬 <할머니의 먼 집>, 다큐멘터리 중에서는 총 3편의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피칭에 참여하게 될 총 5편의 작품이 배급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인연들을 만나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공모에 신청한 33편의 작품 역시 그렇게 되리라 믿습니다.

라이징 시네마 쇼케이스 심사위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