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세유의 한 아파트, 세 여성이 폭염으로 발이 묶여있다. 공포스러운 사건에 휘말리게 된 그들은 자유를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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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여인의 초상>(2019), <파리, 13구>(2021) 등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 배우 노에미 메를랑의 두 번째 연출작 <발코니의 여자들>은 여성들의 시끌벅적한 복수극이다. 이상고온현상으로 최고 기온이 46ºC를 기록하고 있는 마르세유의 아파트를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의 중심인물은 연애소설 쓰기를 갈망하는 니콜, 주로 남성들을 상대로 온라인 라이브캐스트를 하는 루비, 드라마 배우 엘리즈다. 이들은 맞은 편 아파트에 있는 한 남성의 집을 방문해 파티를 하는데, 그날 밤 이곳에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나리오를 메를랑과 함께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나 <쁘띠 마망>(2021)의 셀린 시아마가 썼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이 영화는 강렬하고 뜨거운 색채의 코미디다. 성적인 에너지가 충만하고 거침 없는 폭력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발코니의 여자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에 자리한다는 사실이다. 이 파격적인 여성 연대기는 남성 중심 세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자 여성들의 희생에 대한 의미있는 복수임을 숨기지 않는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초기작과 비교하는 서구 평단의 시선도 존재할 정도. 엘리즈 역할로 출연하기도 하는 메를랑은 5~6년 전 일에 지쳐 두 친구가 사는 아파트에서 머물며 이같은 영화를 구상했으며 중 실제로 자신이 겪었던 일이 녹아들었다고 한다. (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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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에미 메를랑
Noémie MERL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