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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만들어 내는 영화계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 독립영화가 얼마나 굳건하게 버티며 생존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장이다. 이들 10편의 영화는 한국 사회가 가진 여러 가지 고민을 반영하고, 다양한 상상력을 존중하며, 각자의 싸움을 응원한다. 사소한 결함을 품었을지언정, 자신이 던진 물음에 대한 답을 끝까지 쫓아 최선의 결말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서 이들 영화를 격렬히 지지하고 싶다.

올해 출품작들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사회적 소수자에게 눈길을 돌린 영화들이다. <코리도라스>는 지체 장애인이자 시인인 박동수의 삶을 고요하게 담은 다큐멘터리다. 유쾌한 친구들과 사랑하는 시가 있는 그의 생활은 얼핏 보통 사람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 틈새로 보이는 외로움과 고독감을 이 영화는 섬세하게 포착한다. <복지식당>은 장애인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는 극영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감독이 함께 공동 연출 했으며, 스태프들 또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로 구성됐다. 덕분에 장애인 세계의 내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성소수자를 다룬 다큐멘터리 <너에게 가는 길>의 주인공은 FTM 트랜스젠더 한결과 그의 어머니 나비, 그리고 게이 예준과 어머니 비비안이다. 영화는 두 어머니가 아이들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나아가 그들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모든 힘을 보태는 과정을 보여 준다.

최근 우리를 둘러싼 사회적 문제를 다룬 영화들도 뛰어난 성취를 보여 준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제목 그대로 ‘나홀로족’의 삶을 투영한다. 혼자 일하고 혼자 밥 먹고 혼자 쉬고자 하는 주인공 진아의 삶은 쉽게 균열이 생기게 마련이다. 진아의 내면에서 출렁거리는 고독감과 외로움, 공포감을 기민하게 잡아 내는 영화. <첫번째 아이>는 대한민국 여성으로서는 결혼하고 출산하고 복직한다는 평범한 삶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내가 전업주부가 되기를 바라는 남편과 본인 대신 일하는 계약직 직원 지현, 왠지 믿음이 가지 않는 조선족 보모에 둘러싸인 주인공의 삶을 효과적으로 묘사한다. 간호사들의 ‘태움’ 문제를 다루는 <인플루엔자>는 폭력의 재생산이라는 문제를 넘어 작은 사회의 권력 관계를 탐구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면서 비극을 그려 내는 <인플루엔자>는 원숙함보다 패기로 승부하는 영화다. 한 섬유 공장에서 벌어지는 산업 재해를 배경으로 삼는 <희수>는 앞선 영화들과 다른 노선을 걷는다. 현실과 그 바깥 세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놓는 이 영화는 오로지 노동에 찌든 한 여성의 파리한 표정에 집중한다. 대사가 거의 없고 세세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음에도 선명한 인상을 주는 영화.

열아홉, 스무 살 청춘들의 드라마 또한 싱그럽다. <낫아웃>의 주인공 광호는 고교 야구 선수로, 프로 드래프트에서 떨어진 뒤 마구잡이로 생존의 방도를 찾는다. 대책 없는 청춘의 분투기를 담은 이 영화는 아직 광호가 인생에서까지 ‘아웃’된 건 아니라고 말한다. <열아홉>은 엄마와 홀로 살아가는 소녀 소정의 이야기. 병을 앓던 엄마가 사망한 뒤 급변하는 소정의 삶을 통해 청춘의 본질을 탐구한다. 독특한 감수성을 품은 <성적표의 김민영>의 세계는 리얼리티와 판타지 그 사이 어딘가에 자리하는 듯하다. 열아홉에서 스물로 넘어가는 소녀들의 아기자기한 삶과 오밀조밀한 감정선이 디테일하게 묘사된다.

(문석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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