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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즐거움을 만끽할 대표주자로 인식 되길”_ 이충직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2016-04-28 20:13:00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지난 해 7월 선임되어 올해 첫 영화제를 치른다. 하지만 오랫동안 영화제를 이끌어온 듯 이미 스텝들 사이에서 자상한 인품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영화제에 녹아든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영화인과 지역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것. 물론 답이 간단해보여도 실천에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과감하면서도 신중한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집행위원장 취임 후 처음 치르는 영화제다. 소감이 어떤지.

기대 반, 떨림 반? 기분 좋은 두근거림 속에 있다. 1회부터 관객으로, 때론 직접 영화를 들고 게스트로 참여해왔는데 이렇게 직접 안쪽으로 뛰어들어 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보인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 즐기는 사람, 공부하는 사람 모두에게 영화제만큼 좋은 공간이 없다. 그 꿈의 공간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바깥에서 보던 것과 안쪽에서 만들어가는 것의 온도 차가 있을 텐데.

영화제는 영화를 위한 꿈이다. 하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시간이 필요하단 걸 실감했다. 관객 입장에서는 왜 저렇게 할까 싶었던 것들이 저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이해되는 부분이 있었다. 자잘한 문제들을 처리하다보니 장기적인 시스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사람 한 둘이 들어오고 나가는 걸로 영화제가 변해선 안 된다. 누가 오더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물론 하루아침에 해결될 일은 아니고 하나씩 꾸준히 공을 들일 생각이다.

올해는 특히 새롭게 마련한 고사동 전주라운지 내 야외상영장에서 개막작을 상영해 주목을 끈다.

몇 해간 여러 장소에서 개막작을 상영한 건 영화제를 위한 최선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작년 종합경기장은 장단점이 있지만 축제 같은 북적거림을 느끼기 조금 어려웠다. 영화제만의 밀도 있는 에너지를 느끼게 하고 싶어 영화의 거리로 공간을 모았다. 크고 작은 문제가 있지만 프로그래머들이 영화에 대한 고민만 할 수 있도록 나머지 문제를 처리하고, 의견이 다른 이들을 설득시키는 게 내 몫이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어떤 영화제가 되었으면 하나.

전주국제영화제의 기치는 독립과 대안이다. 물론 독립과 대안이 아닌 영화제는 없다. 그 중에서도 전주가 독립, 대안의 진수라 할 만한 순수함, 영

화적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대표주자로 인식 되었으면 한다. 눈에 띄는 스타를 불러오는 것도 좋지만 가능성 있는 영화인들이 발돋움 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게 먼저다. 관객들에게도 더 큰 감동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노력을 부탁하고 싶다. 각자 보고 싶은 영화를 프로그래밍 해보면 훨씬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글 송경원·사진 박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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