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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틱한 순간, 진정한 영화다움이 기준_ 한국경쟁 심사위원 (라울 카마르고 보르퀘즈, 김대우, 이치야마 쇼조)
2016-05-01 13:25:00

한국경쟁작 섹션에서는 총 10편의 작품이 경합을 한다. 영화제 초반, 매일 영화를 보느라 바쁜 한국경쟁 심사위원들을 만났다. <방자전>(2010), <인간중독>(2014)의 김대우 감독, 칠레 FIC발디비아국제영화제 예술감독 라울 카마르고 보르퀘즈, 도쿄 필맥스(Tokyo FilMeX) 프로그램 디렉터이자 도쿄예술대학 교수 이치야마 쇼조에게 이번 심사단의 기준을 들어봤다.

아직 초반이다. 영화는 많이 봤나.

김 대 우

상영일정에 맞춰서 극장에서 함께 보고 있는 중이다. 현재 <운동회>, <델타 보이즈>, <노후 대책 없다> 3편을 봤다.

라 울

초청작 3편을 더해 총 6편을 봤다. 매 회 좌석이 가득 차서 놀랐다. 경쟁작 중 1편은 GV도 있었다. 관객들도 많이 웃고 반응이 좋았다.

이 치 야 마

경쟁작 3편, 초청작 4편을 봤다. 일본 관객들은 웃겨도 크게 티를 내지 않는데 한국 관객들은 반응이 활발해 인상적이었다.

심사위원 제안을 받았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무엇인가.

김 대 우

왜?(웃음) 이상용 프로그래머에게 잡혔다. 사실 축제라는 이름이 부담스러워 어떤 영화제에도 참여한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첫 나들이인데 막상 와보니 걱정했던 것보다 덜 부담스러워 좋다.(웃음)

라 울

10월에 있는 칠레 FIC발디비아 영화제 준비를 해야 하는데 좋은 경험이자 기회가 될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을 좋아하는데 한국을 방문할 수 있어 기쁘다. 사실 아시아 지역 방문 자체가 처음이다. 국제적으로 잘 알려진 영화제에서 불러주어 영광이다.

이 치 야 마

나도 ‘기회다!’ 라고 생각했다.(웃음) 어차피 11월에 열리는 도쿄 필맥스 때문에 한국영화를 봐야 했는데 작은 모니터가 아니라 큰 스크린으로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지금 일본은 연휴 기간이라 집에 있어도 딱히 할 일이 없었는데 다행이다.(웃음)

각자 심사 기준을 밝힌다면.

라 울

TV가 아니라 시네마를 찾는다. 시네마틱한 순간들, 진정한 영화다움을 보고 싶다. 감독의 경력은 중요치 않다. 영화적인 이미지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는지, 영화 그 자체를 볼 것이다. 덧붙여 세상을 해석하는 감독의 관점도 중요하다. 감독의 시선이 곧 영화의 색깔이다.

이 치 야 마

동의한다. 우선 영화적인 완성도를 먼저 볼 것이다. 최근 일본영화들은 예산을 많이 들인 TV드라마 같다. ‘이건 영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기회들이 점점 줄어든다. 감정적인 힘, 새로운 비주얼, 영화적 테크닉 뭐가 됐든 상관없다. 내게 강렬한 충격을 주는 작품을 고를 것이다.

김 대 우

산업적인 관점에서 영화를 보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한편으론 완성도만으로 영화를 평가하지 않으려 한다. 감독이 가진 꿈, 영화를 통해 이루려고 하는 것들을 발견하고 싶다. 또 하나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곳에서 이 영화들이 어떻게 이해될지 궁금하다. 영어 자막으로 전달되지 않는 고유의 뉘앙스가 있지 않나. 능력이 되는 한 두 분께 그 부분을 전달해드리고 싶다. 영어 자막 꼼꼼히 읽으면서 보려니 살짝 정신이 없다.(웃음)

초반이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지 못 했겠지만 의견 차이가 생기면 어떻게 조율 할 생각인가.

김 대 우

먼저 두 분이 뭘 좋아하는지 신중하게 경청하려 한다. 다른 문화권에서 한국영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살피는 게 국제영화제에서 서로 만나는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이 치 야 마

아직은 비밀이다. 이제 막 보기 시작한터라 간단한 인상 정도를 나눈 상태이니 심각한 의견은 날을 잡아 제대로 이야기해야지.(웃음)

라 울

마찬가지다. 상황이 닥쳐 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웃음) 아직까진 관객의 입장에서 즐겁게 감상 중이다.

글 송경원·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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