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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장 뜨거운 순간을 연기한다_ <커튼콜> 배우 장현성
2016-05-03 13:36:00

“상념과 기호로 가득 찬 것만이 예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객에게 잘 닿지 않으면 어떻게 교감이 되겠나. <커튼콜>은 그런 면에서 상업적 센스와 주제의식이 모두 분명한 영화였다.” 장현성이 연기한 <커튼콜>의 연극연출가 민기는 에로 연극을 만들어 생계를 잇는 비루한 예술가다. 극단이 폐업 위기에 처하자 민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대치의 연출 혼을 불어 넣어 ‘진짜 예술’로써 <햄릿>의 재해석을 시도한다.

극단 학전 출신의 배우로 오랜 시간 연극을 해온 장현성에게 <커튼콜>은 소중한 영화다. “그래서 흥미로웠지만 몹시 불안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정중히 거절했다. 그렇게 <커튼콜>을 잊고 지내다 일 년이 흘렀는데 류훈 감독이 다시 시나리오를 보냈다. 전보다 훨씬 간결하고 좋아졌더라. 결국 마음이 가고 말았다.” <커튼콜> 속 생생한 앙상블의 비결은 오로지 연습이었다. 무대 위의 흥을 카메라 안에 그대로 담을 수있길 바랐기에 장현성은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 연습실을 빌려 연극할 때처럼 매일 연습을 했다.” 영화에서 “극단 못난이들의 고된 하루는 요만한 불씨 하나로” 삽시간에 타오른다. “나도 한 때 남루한 일상 속에서 꿈을 올려다보던 사람이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삶에 뜨거운 순간이 있었을 거다. 그 시간을 연기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영화제 첫 상영 때 관객들이 준 호응은 “시도가 헛되지 않았다”는 성취감을 안겨주었다.

“좋은 대본을 만나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장현성이 최근 가장 관심을 쏟고 있는 화두는 ‘좋은 소리 내기’다. “나름 음악적인 사람이란 자부심이 있었는데 내 손에선 어쩌면 그렇게 좋은 소리가 나질 않는지(웃음).” <쎄시봉>(2015)으로 기타를 손에 잡은 뒤 지금은 노희경 작가의 신작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고두심과 “썸을 타며 취미로 기타를 치는 편의점 주인”을 연기하게 돼 기타 연주를 취미로 삼게 됐다고 한다.

글 윤혜지·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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