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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 제작의 불안과 열정을 담았다_ <올드 데이즈>의 한선희 감독, 백준오 프로듀서
2016-05-03 13:41:00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2003) 개봉 10주년을 기념해 특별판 블루레이가 제작된다. <올드 데이즈>는 이 블루레이에 수록될 러닝타임 110분의 다큐멘터리다. <올드보이>의 주요 촬영지로 다시 가본다. 여기에 박찬욱 감독과 수많은 스탭들의 인터뷰가 덧입혀진다. <올드 데이즈>를 연출한 한선희 감독과 <올드 데이즈>의 블루레이를 제작 중인 플레인 아카이브의 백준오 대표를 함께 만났다.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블루레이에 넣겠다는 야심찬 기획의 출발이 궁금하다.

백준오

<올드보이> 개봉 10주년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이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박찬욱 감독님께 ‘블루레이를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연락드렸다. 감독님께서 ‘제발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문자를 주셨다. 그 문자를 지금까지도 보관하고 있다. 이미 출시된 DVD의 재탕이 아니라 누구도 엄두내지 못한 메이킹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2014년 9월쯤 한선희 감독님과 다큐멘터리에 대한 기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한선희

<올드보이>는 한국영화사의 고전이다. 평범한 인터뷰 형식으로 풀고 싶지 않았다. <올드보이>의 촬영지로 감독님과 배우분들을 모시고 다시 가봤다. 그곳에서 그분들께서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했다. 류성희 미술감독, 송종희 분장감독 등 지금은 각 분야의 최고가 되신 분들이지만 당시는 ‘내가 영화를 계속해도 되나’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모두 ‘우리가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헌신했다. 그분들이 불안 속에서도 열정을 갖고 작업한 게 <올드보이>다.

<올드보이> 촬영 당시의 현장 메이킹 필름이 삽입됐다.

백준오

2004년 발매된 얼티미트 DVD에 수록된 3시간 30분 정도의 현장 다이어리다. <올드보이>의 한세준 스틸 작가님께서 세상에 한번도 공개한 적 없는 현장 사진 1만4천여 컷을 공개해주셨다. 박 감독님, <올드보이>의 프로듀서였던 현 용필름의 임승용 대표, 한세준 작가님이 각각 50컷씩 선택해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이 사진들은 양장본 스틸북으로 만들어 블루레이에 넣을 계획이다.

<올드보이>를 비롯해 블루레이 제작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해서 말해왔다.

백준오

아카이빙, 기록으로서의 영화에 대한 인식이 너무 부족한 게 안타깝다. 박 감독님을 비롯해 <올드보이>를 만든 분들의 노고에 헌정의 마음도 크다. 7월 말 출시를 목표로 잘 마무리하고 싶다.

한선희

영화는 한번 보고 버리는 소모품이 아니다. 계속 얘기 돼야만 문화로서 존재할 수 있다. 블루레이 작업이 그래서 중요하다.

글 정지혜·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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