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MBC PD인 뉴스타파의 최승호 PD가 다큐멘터리 <자백>을 세상에 내놨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로 간첩 혐의를 벗게 된 유우성씨 사건을 중심으로 평범한 사람을 간첩으로 조작해온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의 실체를 비판한다.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자신에게 피해가 될 일도 밝히는 게 자백이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일한 증거다.” 국정원이 어떤 식으로 자백을 이끌어내는지, 그 자백이 어떻게 무고한 피해자들을 만들어내는지를 증명한다. “국정원은 ‘국가 안보’라는 이유를 내세워 그 누구의 견제도 받지 않는다. 국민의 질문에 답변하지도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국정원을 견제할 시스템이 만들어져야한다.” <자백>은 국정원의 검은 커넥션도 파고 든다.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찰과 기성 언론은 수수방관하거나 국정원에 동조했다. “더이상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일상적인 보도로는 권력의 부패를 밝히기 어렵다. 한국에서 탐사보도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자백>을 영화로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회성으로 보도되고 끝낼 게 아니다.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깊이 있는 영화적 체험을 해 이 문제를 바꿔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야 한다. 국정원 개혁이라는 긴 여정에 이 영화가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글 정지혜·사진 최성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