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 올해가 2년째다. 개막식을 하루 앞둔 이 집행위원장의 얼굴은 여유로워보였지만, 정작 그는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잘해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정신없이 일을 했다면 올해는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많아지고, 디테일한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고, 걱정이 점점 커졌다. (웃음)” 휴일이 연달아 있는 5월 황금연휴에 대한 기대와 5월9일 대선에 대한 걱정도 교차한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일어날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 국민들의 이목이 대선에 쏠려있는 건 사실이지만, 영화나 문화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영화제에 대한 관심도 예년 못지않다.”
‘영화 표현의 해방구’라는 올해 영화제의 슬로건대로 이충직 집행위원장은 “지원을 아끼지 않되 간섭은 하지 않았”다. 지난해에 비해 도전적이고, 용감한 작품을 많이 초청할 수 있었던 것도 “프로그래머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 덕분이리라. 지난 9년 동안 운영해오던 전주프로젝트마켓 지원 사업도 개편했다. “저예산 독립영화를 직접 발굴해 배급과 상영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목적”이다. “전주시네마펀드(가칭)를 조성해 지원의 폭과 규모를 확대하고, 전주국제영화제의 제작, 투자 프로그램인 전주시네마프로젝트(이하, JCP)는 펀드에서 선정된 프로젝트를 제작 지원하기로 했다”는 게 그의 설명. 이밖에도 “전주시민들에게 문화향유의 기회와 전주시의 미래 비전을 보여주기 위해” 전주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다양하게 준비했다.
올해 18회. 곧 스무 살을 앞둔 영화제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그는 쉽게 만족하지 않는 듯했다. “욕심은 끝이 없지만 예산을 쓰는 건 욕심대로 안 되고. (웃음) 돈을 알뜰하게 쓰되 최대 효과를 내야지.”
글 김성훈·사진 박종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