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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순간을 넘어_<암고양이들>의 배우 이하타 주리
2017-04-30 23:19:00

“연기를 관두고 싶었던 시기였다. 그런데 이 작품이 나타난 거다.” 로망 포르노 리부트 프로젝트 작품인 <암고양이들>의 배우 이하타 주리는 아홉살 때 연기를 시작해 이번이 첫 주연작품이다.

주리는 빚을 진채 홈리스로 생활하며 직업여성 생활을 하는 마사코로 분한다.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하는 여성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댈 곳을 찾지 못하는 마사코와 닮은 점이 많다.

마사코에 다가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는 그녀. 하지만 딱 한번 감독을 원망한 적이 있다. “SM 클럽에서 본디지(밧줄로 몸을 묶는 플레이)를 체험하는 신이다. 실제 플레이도 5분 이상 하지 않는다는데 10분이나 매달려 있었다. 고통스러웠지만 로망 포르노니까 좋은 척해야지 어쩌겠나(웃음).”

이처럼 수위높은 장면들이 반복되는 장르지만, 진짜 여운을 남기는 순간은 따로 있다. 클럽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내고 홀로 걷던 마사코가 울음을 터뜨릴 때다. “마사코는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홀로 걸어가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혼자가 되었을 때 느꼈을 외로움을 생각했다.”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1999)과 <오아시스>(2002)를 좋아한다는 그녀는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말을 꼭 소개해달라고 했다. 한국 감독들은 그녀의 캐스팅을 허하라!

글 곽민해 객원기자·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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