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도 불평을 들은 적 없는 최고의 파트너.” 자막 번역 전문 프로덕션 푸르모디티에 대한 전주프로젝트마켓 안현준 팀장의 말이다. “감독과의 의견 조율을 최우선과제로 생각하는” 회사에 적합한 수식어다. 푸르모디티는 10년 전 ‘숏!숏!숏’과 ‘디지털 삼인삼색’ 부문의 자막을 전담하며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다. 올해 영화제 상영작 중에서는 <미스 프레지던트>와 <시인의 사랑>, <노무현입니다> 등의 영문 자막을 담당했다.
장규호 대표는 “한 작품을 수년간 만드는 감독들에게는 영화가 전부더라”며 “고개를 ‘돌리다’와 ‘숙이다’의 뉘앙스가 어떻게 다른지까지” 점검하는 감독들과의 작업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출가가 얼마나 관심을 갖는지에 따라 번역의 퀄리티가 달라”지기에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 자막 번역 업체의 수장으로서 장규호 대표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첫 작업을 함께한 감독이 다시 자막을 의뢰할 때다. 최근에는 프로덕션 초기부터 자막 작업을 제안 받는 것이 새로운 추세라고.
그가 뽑은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중 자막 작업에 가장 애를 먹은 영화는 김수현 감독의 <우리 손자 베스트>(2016). “한국인도 잘 모르는 일베 유머를 외국인에게 전달하느라” 온갖 궁리를 했다. “늘 우리만의 경쟁력을 고민한다”는 푸르모디티는 “언젠가 푸르모디티만의 상영전을 열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 곽민해 객원기자·사진 박종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