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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맨얼굴을 보라 <소년 파르티잔>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
2015-05-01 09:35:00

“폐쇄된 사회에서 인간들이 서로에 대한 증오심이 깊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소년 파르티잔>(2015)을 통해 아리엘 클레이만 감독(1985년생)이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세상과 단절된 채 자신들만의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사람들을 주목한다. 그 중심에는 소년 알렉산더(제레미 가브리엘)와 그의 아버지 그레고리(뱅상 카셀)가 있다. “다 널 위한 일이라는 이유”로 아들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는 그레고리와 그런 아버지의 세계에 반기를 드는 알렉산더가 맞붙는다. 아리엘 감독은 “자식은 아버지를 새롭게 보게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더 이상 자신을 좋아하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순간, 인간의 맨얼굴을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한다. 이 곳 아이들은 유격대원으로 길러져 외부 세계로 나가 살인까지 벌인다. “콜롬비아의 소년 암살단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모르고 있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 또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어른이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아리엘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번 작품은 선댄스영화제 장편 시나리오 워크숍을 통해 개발됐다. 선댄스영화제에 가기 전 이미 이야기의 상당 부분이 완성됐는데 여기에는 공동 각본가인 사라 싱글러의 공이 컸다. 아 리엘 감독은 그녀가 “‘자신에 대한 증오심에 가득 찬 인간’, ‘흠이 많은 남성’을 그리는 데 탁월하다”며 한껏 추켜세운다. 알고 보니 그들은 9년 차 연인이자 작업 동료로 함께해오고 있다. 아리엘 감독은 “카를로스 사우라의 <까마귀 기르기>(1976)를 보며 <소년 파르티잔>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현재는 미국의 카우보이에 관한 이야기를 사라와 함께 쓰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 배우 뱅상 카셀과 연기를 처음 해보는 아역배우 제레미 가브리엘의 안정적인 합도 주목할 만하다. 호주 출신의 재능있는 감독 아리엘 클레이만이 더 궁금하다면 월드 시네마스케이프 스펙트럼 단편 부문에 상영되는 그의 단편 <어제보다 깊숙이>(2010)도 눈여겨보자.

출처: 씨네 21 글: 정지혜 사진: 백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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