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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객관적으로 보게 되더라 <여배우는 오늘도> 문소리 감독
2015-05-03 10:25:00

“여배우도 사는 게 힘들다는 식의 투정으로 비춰지면 어떡해?” 배우 문소리가 메가폰을 잡은 두번째 단편 <여배우는 오늘도>의 제작 소식을 들은 지인들 대부분은 걱정부터 앞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화제를 불러 모았던 문소리 감독의 첫번째 연출작 <여배우>(2014)는 점점 나이 들어가는 현실을 자조하는 어느 여배우의 일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영화였기 때문이다. 이어 제작된 <여배우는 오늘도> 역시 시집살이와 육아에 시달리는 어느 여배우의 사적 영역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의 문소리는 주변 반응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물론 “가족들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두번째 연출 작업은 그녀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었다. “거짓을 보여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실 그대로를 보여줄 수도 없으니 영화적 고민을 더 하게 됐다.” 전문 배우가 아닌 지인들을 불러 콘티도 없이 3회차 만에 조촐하게 찍었던 <여배우>에 비해 <여배우는 오늘도>는 프리 프로덕션부터 로케이션, 촬영 컨셉 등을 꼼꼼하게 챙겼다. 직접 배우 오디션도 거쳤다. 스케줄은 7회차로 늘어났다. 그렇다고 본격 연출자의 길을 걷기 위함은 아니다.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연출 전공 수업 과제의 결과물일 뿐이라는 게 문소리 감독의 설명이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에피소드 등 어디까지가 사실이냐는 궁금증을 갖게 될텐데 문소리 감독은 두 편의 영화에 등장했던 모든 요소가 철저한 픽션이라고 잘라 말한다. 다만,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극중 여배우가 느끼게 되는 감정만은 온전히 배우 문소리의 것이다.”

사실을 드러낸다고 해서 ‘진짜’를 전달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문소리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제작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것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나라는 사람을 내가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는 과정”이었다. “배우가 아무리 힘들어도, 촬영이 백 배 힘들어도 감독이 더 힘들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그녀는 “좋은 영화가 있고 좋은 감독이 있다면 언제까지나 배우로 남고 싶다”는 것을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천상 배우다.

출처: 씨네21 글: 김현수 사진: 백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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