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69세X갈매기 크로스토크 TMI대방출!
2020-10-12 02:00:00


2020-10-12

???69세X갈매기 크로스토크 TMI대방출!?
? ?: 영화를 듣다, 이화정의 전주가오디오 47회 녹음 현장

안녕하세요, 전주국제영화제 뉴스레터 ‘함께 쓰는 편지’입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특별한 만남의 현장을 전달해드리고자 합니다. 영화 저널리스트 이화정 기자와 전주국제영화제가 만드는 팟캐스트, ‘이화정의 전주가오디오’를 여러분께서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그간 영화제 현장 안팎의 소식을 차분히 기록해왔던 이화정의 전주가오디오에서 아주 독특한 대담을 기획했습니다.?

이번 47회 이화정의 전주가오디오 녹음 현장에는, 69세 노인 효정이 겪어내는 사회적, 성적 폭력을 다룬 영화 <69세>를 연출한 임선애 감독과 ‘58년 개띠’ 여성이자 시장 상인인 오복을 주축으로 우리 세대의 성인지감수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갈매기>의 김미조 감독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임선애 감독의 <69세>는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KNN관객상을 수상한 이후,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21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5회 제주여성영화제, 제15회 런던한국영화제, 제8회 무주산골영화제 등에 초대되어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난 8월 20일에 개봉하여 스크린을 통해서도 만나보실 수 있지요.?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소개된 후 제6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TVE-어나더룩 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받았으며 제15회 런던한국영화제, 제36회 바르샤바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평단의 꾸준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대화가 오갔던 47회 전주가오디오 녹음 현장, 잠시 살펴볼까요?

▲ 왼쪽에서부터 차례대로 임선애 감독, 이화정 기자, 김미조 감독
<69세>와 <갈매기>는 이야기의 초점이 되는 중심인물이 성폭력에 노출된 노년 여성이라는 점, 이들 인물이 자신이 겪은 폭력에 대한 사회적 시선에 저항하는 과정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습니다. 그만큼 두 작품의 차이점도 두드러져, 대화를 나누는 내내 화젯거리가 떨어질 새가 없었는데요.?

영화 속에서 약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장면을 재현하는 문제에 관해 임선애 감독과 김미조 감독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김미조 감독은 <69세>를 관람한 후의 감상을 밝히면서 “효정에게 가해지는 폭력 장면이 어떻게 다뤄질 것인지 다소 긴장감을 가지고 보았다”고 털어놓았는데요.?

이어서 그는 폭력의 과정을 상세하고 반복적으로 다루는 영상을 접할 때 관객이 감수해야 하는 피로감과 타인의 고통이 반복적으로 전시되는 경향에 관한 회의감에 관해 논하면서, <69세>가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 궁금했다고 전했습니다. 동시에 “<69세>의 경우는 효정이 겪은 폭력적 상황을 아예 보여주지 않는 쪽을 택했다는 점이 무척 놀라웠다”고 합니다.

임선애 감독은 이에 화답하여 <69세>가 택한 ‘특별한 암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극장에서 2분 30초는 정말 긴 시간이었다. 영사 사고를 오해할 만큼 긴 시간이라, 개봉 때는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서 임 감독은 ”그럼에도 고집을 부렸다. 경험에 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장면은 심지어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아니고 당하기 직전의 전조를 묘사한 상황인데 위험의 전조, 어떤 사건이 발생하리라는 예감이 주는 공포는 정보를 상세히 전달하고 재현하는 것보다 정보의 부재, 암흑 속에서 관객이 실제로 체험하게 하는 편이 더 낫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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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한 김미조 감독이 말한 것처럼 폭력 장면의 반복적이고 상세한 제시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장면이 불편하고 힘들기만 했다. 최대한 보여주지 않으면서 동시에 특별한 연출이 필요했다. 윤리적일 뿐만 아니라 연출적으로도 극복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미조 감독 또한 임선애 감독의 이러한 문제의식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갈매기>의 오복이 겪은 폭력적 상황을 생략하여 연출한 방식에 관해 설명하면서 ”그 장면을 찍기 위해서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그 장면을 봐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오복이라는 인물이 카메라 앞에서 고통을 당하는 상황을 연기하고 그걸 가지고 OK냐 NG냐를 판단하는 것이 무척 싫었다“고 밝혔는데요.?

이어서 그는 ”오복이 폭력을 당하는 장면 없이는 관객에게 그의 고통을 설명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다. 관객에게 오복이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상세한 재현 없이 맥락만으로도 상황 설명이 가능하고,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여기까지!?

이화정 기자와 임선애 감독, 김미조 감독이 나눈 문답 ´하나´를 정리해보았는데요 :) 살짝 맛만 보여드린 셈입니다. 노년 여성의 성폭행 피해 고발을 다룬 두 개의 시선,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제 촬영으로 이어지기까지의 치열한 고민과 선택에 관한 소회를 듣는 일은 무척 희귀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김미조 감독의 <갈매기>와 임선애 감독의 <69세>가 함께 한 전격 크로스토크! 더 많은 소식과 정보, 더 많은 TMI, 두 감독님이 흘린 피와 땀과 눈물이 궁금하시다면 위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
??<69세> DIRECTOR | 임선애

“인생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아…”?

69세 효정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9세의 남자 간호조무사에게 치욕적인 일을 당한다. 긴 고민 끝에 효정은 동거 중인 동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한다. 하지만 경찰과 주변 사람 모두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효정을 치매 환자로 매도하고, 법원 역시 나이 차이를 근거로 사건의 개연성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한다. 효정은 피해자가 더 고통 받는 현실에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가해자를 향한 일갈을 준비하는데… 아직 살아있는 69세의 나를, 당신은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네이버 영화]

임선애

Im Sunae

홍익대학교에서 광고, 멀티미디어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극영화 시나리오를 전공했다. <남한산성>(2017) <기억의 밤>(2017) <사바하>(2019) 등 2002년부터 여러 작품의 스토리보드 작업에 참여했으며 저서로 <한국 영화 스토리보드>(커뮤니케이션북스, 2012)가 있다.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KNN관객상을 수상한 <69세>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갈매기> DIRECTOR | 김미조

재개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 한 시장의 상인 오복은 큰딸의 상견례 날 봉변을 당한다.?기분 좋은 김에 술을 마신 그녀를 동료 상인이자 재개발 대책위원장인 기택이 성폭행한 것.?

오복은 아무 일 없었던 듯 살아가려 하지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가누기 어렵다.?결국 큰딸에게 사정을 털어놓은 오복은 경찰을 찾는다.?하지만 오복에게 정의는 너무나도 멀리 있다.?그녀가 고소를 하자마자 기택은 증거가 어디 있냐고 행패를 부리고,?친구인 줄만 알았던 동료 상인들도 행여 보상을 받는 데 문제가 생길까 기택을 감싸고 돈다.?결혼을 앞두고 스트레스를 받는 딸조차 엄마를 원망한다.?
<갈매기>는 거대 담론에 짓눌려 있던 중년 여성이라는 변방의 존재가 외로운 싸움을 통해 권리를 찾고 존엄을 지키는 과정을 그려낸다.?세상의 편견을 물리치고 뒤늦게 자신만이라도 자신의 편이 되기로 한 오복이 거듭?각성해 가는 모습은 감동적이다.?그동안 조·단역으로만 낯이 익었던 배우 정애화의 연기 또한 감동에 힘을 더한다.?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램노트:?문석]

김미조

KIM Mijo?

전주 출생. 단국대학교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을 졸업했다. <혀>(2017)와 <혐오 가족>(2019)을 포함해 5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했다.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갈매기>는 김미조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제68회 산세바스티안국제영화제에서 TVE-어나더 룩 부문 특별언급상을 수상했으며 제36회 바르샤바국제영화제, 제15회 런던한국영화제 등에 초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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