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와 울라이가 서로의 현재를 마주하는 모습은 만남의 본질을 반추하게 합니다.?무엇보다 시간이 두드러지지요. 두 사람은 과거에 서로를 알았고 이후 아주 오랫동안 서로를 모르는 채로 지냈습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 그는 / 그의 과거와 현재와 /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라는 구절*처럼,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시간과 시간이 만납니다.?
위의 장면이 주는 인상을 통해, 우리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마리나의 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뉴욕현대미술관에 방문했던 이들 중 그로부터 어떠한 감흥도 받지 못한 사람이 있겠죠. 다른 한편 뉴욕현대미술관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마리나의 물리적 현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곳에서 살아가는 이를 상상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마리나의 작업에 관한 기록만으로 그의 생각과 감정을 나눠 받는 사람, 테이블 너머에 존재하는 시선과 마주하는 이들이요.
그렇기에?´The artist is present´는?예술가에게 있어서 동시대성이 무엇이겠는가를 생각하게도 합니다.?"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에 꼽힌 감독 7인은 모두 ´앞서간´ 예술가들입니다. 1960년대가 합의한 ´영화´의 정의보다 앞섰고 1970년대로부터, 1990년대로부터 훌쩍 벗어났던 연출가들이죠. 당대에 이들의 맞은편에는 소수의 사람만이 찾아든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면 이들에게 ´동시대인´이란 어떤 시대를 사는 사람을 의미하는 걸까요??
전주국제영화제는 ´바로 지금, 여러분 중의 누군가´라 답하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