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 2월 국내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의 속편이다.
사계절 각각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는데 영화사에서 관객 동원의 어려움이 있다며 말렸다. 배경이 된 동북 지역은 추운 편이라 봄이 오는 게 큰 이벤트다. 봄을 중심에 두고 두 계절씩을 묶다보니 지금의 구성이 됐다.
Q. 농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전 과정을 영화에 담았다. 촬영은 얼마나, 어떻게 진행했나.
2013년 여름부터 현지에서 1년간 머물며 촬영했다. 스탭들이 직접 씨를 뿌려 재배한 작물을 찍기도 했지만 주로 농민들의 농작물을 담았다. “농사에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대사가 나오지만 겪어 보니 그 타이밍이라는 건 다년간의 경험에서 체득된 것이더라.
Q. 이치코가 재배한 재료로 음식을 해먹는 게 내용의 거의 전부이다.
엄마도 집을 나갔고 혼자 삶을 이어가야 하는 이치코에게는 이런 식으로 음식을 해먹는 게 정말 필요했을 것이다. 필요가 이치코를 움직이게 한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삶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일이다.
Q. <기생수>(2015) <갈증>(2014)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2013) 등에 출연한 신예 하시모토 아이가 이치코를 연기했다.
이치코는 시골에서 혼자 사는 아이다보니 의지가 강한 인상을 줬으면 했다. 하시모토 아이는 어린 나이에도 굉장히 좋은, 강인한 눈빛을 가졌다.
Q. 마을을 잠시 떠났던 이치코가 다시 돌아와 전통 춤을 추는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이다.
필요 때문에 시골로 내려온 이치코는 계속 이러한 삶을 살 것인가, 라는 고민을 한다. 외부 세계로 나가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런 이치코가 다시 시골로 와 춤을 추는 건, 지금부터 여기서 살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Q. 각본을 직접 쓴 데뷔작 <란도리>(2006)를 제외하면 이번 작품까지 줄곧 소설이나 만화가 원작인 작품을 해왔다.
늘 내가 쓴 시나리오로 작업하고 싶은데 성격이 꼼꼼해서인지 수정을 거듭하다보면 일이 진척이 안 된다. 그래도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일본 각 지역의 음식이나 전통 공예, 염색 기법 등에 관심이 생겼다. 다음 작품에 그런 걸 잘 담아보고 싶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