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리와 로키타> Tori and Lokita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벨기에, 프랑스/2022년/88분/개막작
토리와 로키타는 자신들이 남매임을 증명하고 정식 서류를 발급받아 벨기에에 정착하고자 한다. 하지만 출입국 행정 담당자들은 그들이 제시하는 증거가 빈약하다며 거주 허가를 좀처럼 내주지 않고, 토리와 로키타는 합법적인 생존을 위해 불법적인 노동을 이어가야만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아직 12살밖에 되지 않은 토리는 피자 가게에서 일하며 마약을 유통하는 위험한 일에 내몰리고, 로키타는 연락 수단도 통제당한 채 3개월 동안 대마초 농장에 갇혀 노동을 착취당한다. 비백인 불법 이민자 여성인 로키타는 성폭행의 위험에 노출된 사회 내 최약자이기도 하다. 토리는 사면초가에 내몰린 불법 이민자의 위치를 악용하는 무리로부터 누나 로키타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침입을 시도한다.
수년 전에 헤어졌다가 우연히 타지에서 재회했다고 증언하는 토리와 로키타는 실제 혈연 관계가 아닐 수 있지만 정신적인 의미에서는 명백한 남매다. 누구보다 단단한 유대로 서로를 의지하고 상대를 지탱하는 두 사람의 일상은 건조한 리얼리즘의 필치로 그려지지만 영화는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장면을 비롯해 이따금 탄생하는 낭만을 놓치지 않는다. 유럽을 떠도는 제3세계 난민의 비참한 삶을 근거리에서 관찰하되 그들의 사랑스러운 모습도 포착하는 카메라는 남매에게 닥친 비극을 보다 강렬하게 전달하며, 포스트 트럼프 시대 소외된 이들에게 갖는 연민과 관심이 절실하다는 것을 절절하게 고발한다.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75주년 특별상을 받았다.
상영 정보
4월27일/19:30/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4월28일/19:30/CGV전주고사 4관
4월29일/10:00/CGV전주고사 6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