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매거진』 인간관계 연구 〈쓰레기장의 개〉 장바티스트 뒤랑 감독
2024-05-04 17:49:00

인구 2천 명가량에 불과한 남프랑스 작은 마을, 두 젊은 주인공은 독특한 우정을 나눈다. 이들은 미래가 불투명한 삶 속에서 싸우기도 하고, 법의 가장자리에 놓인 일들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누군가 이들 앞에 나타나고 두 사람의 삶의 방식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쓰레기장의 개’라는 제목이 매우 강렬하다.

제목은 두 친구의 관계, 흡사 주인과 개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관계를 떠올리게 한다. 무조건적 사랑, 순종, 복종, 충성 등도...

어느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영화감독을 꿈꾼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어떤 계기로 영화감독이 되었나? 무엇이 다른 예술적 표현 양식 대신 영화를 선택하게 이끌었는지 궁금하다.

사실 나는 예술가, 화가가 되고 싶었다. 내가 영화를 만들 줄은 몰랐고 꿈조차 꾸지 못했다. 예술학교에서 비디오, 영화 단기 과정을 거친 덕분에 영화를 발견한 것은 내게 계시와도 같았다. 나는 수많은 것들과 닿아 있는 이 매체와 단번에 사랑에 빠져버렸다. 글쓰기, 음악, 이미지, 연기, 소리, 색, 구성, 리듬이 모두 들어 있는 매체. 영화와, 영화를 알게 된 경험은 근사했다. 나는 영화 작업이 좋았다. 또 영화를 보는 것도.

연출 데뷔작이지만 배경, 인물들 간의 관계 묘사가 아주 뛰어나다. 이야기에 어느 정도 본인의 실제 경험이 녹아 있는 게 아닌지 묻고 싶은 유혹을 떨치기 힘든데. 또 영화의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에 관해서도 알려달라.

영화 속에는 분명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관계, 분위기, 등장인물은 허구에 기반하지만 몇몇 친구나 나 자신에게서 영감을 받은 요소가 녹아 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 영화는 자전적 영화가 아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를 배경으로 한 허구의 이야기다.

장 비고, 프랑수아 트뤼포, 장 외스타슈 등 많은 프랑스 감독들이 젊은 세대를 주인공으로 그들이 처한 상황을 그린 바 있다. 꼭 프랑스 영화가 아니더라도 영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이 있는지?

내가 흥미를 갖고 있는 인간관계, 감각, 내게 감동을 주는 젊음, 복잡성, 뉘앙스 등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영화에 대한 열망이나 영감을 다른 영화에서 가져오지는 않았다. 레퍼런스는 내가 자각하고 있지 못한 것들이었다. 물론 일부 영화들에서 확실히 영향을 받은 것은 맞다. 그러나 영화가 소설, 철학, 랩, 내가 이전에 경험한 토론 등보다 월등히 영향을 준 건 아니다. 모든 게 비슷한 수준의 영향을 준다.

촬영지가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 배경은 어디인가?

등장인물들과 관계를 낳기에 마을이라는 장소는 분명 중요했다. 영화는 남부 프랑스의 에로 계곡에 위치한, 2천 명가량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 르푸제(Le Pouget)에서 촬영했다.

주인공인 라파엘 크나르와 당신 모두 세자르상을 수상했다. 각각 신인남우상과 신인감독상을 받았는데. 이와 같은 성과가 당신에게 중요한가?

물론이다. 수상하게 되어 영광이고, 앞으로 만들 작품으로도 나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

이미 〈쓰레기장의 개〉와 동일한 지역을 배경으로 한 새 영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지금 〈여자를 무서워했던 남자〉(가제)라는 영화를 작업하고 있다. 〈쓰레기장의 개〉와 같은 동네가 배경은 아니지만, 인근의 동일 행정구역 내에서 촬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장소는 완전히 다르다.

연관 상영작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