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과 마라> Matt and Mara
카직 라드완스키/캐나다/2024년/82분/폐막작
결혼해 아이가 있는 젊은 문학 교수 마라(데라 캠벨)는 강의실 진입 직전, 자기를 부르는 소리에 뒤를 돌아본다. 목소리의 주인은 한때 친밀했던 남자이자 꽤 성공한 작가 맷(맷 존슨)이다. 뜻밖의 재회는 두 사람을 캠퍼스 밖 카페로 이끌고, 깊고 묘한 대화는 이들을 이대로 끝낼 수 없는 사이로 만든다. 어느 날 마라의 남편이 그녀를 교외 회의로 데려가려는 계획을 취소하자 맷과 마라는 여행을 떠나버린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처럼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결혼 이야기>처럼 지독한 언쟁을 벌이는 <맷과 마라>는 캐나다에서 온 로맨스영화다. 창작에 미련이 남은 사람과 창작으로 먹고사는 사람이 나누는 열패감과 자만심이 뒤섞인 이야기, 안정적이나 미지근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여자와 유혹적인 남자 사이의 아슬아슬한 대화는 언젠가 어느 한쪽이 선을 넘어버릴 것만 같은 조짐을 보이며 영화 전반에 긴장이 넘실거리게끔 한다. 도시영화로서의 매력도 상당하다. 카메라는 공원, 슈퍼마켓, 지하철, 호텔 등을 바쁘게 이동하는 수다스러운 커플을 바짝 쫓아다니며 토론토의 일상적 공간을 감각적으로 스케치한다. 주인공들의 현란한 대화가 중심인 영화에서 두 주연배우 맷 존슨과 데라 캠벨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들은 예술과 현실, 농담과 본심이 뒤섞인 긴 대사를 적확한 타이밍에 주고받으며 이야기를 매끄럽게 연결하고 풍부한 표정과 제스처로 자칫 관념적으로 빠질 수 있는 대화에 구체성을 부여한다.
상영 정보
5월 10일/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19:00
[글 이유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