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1 "맛있는 영화?? VS 운동하는 영화??"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소개 (4) by.열일하는홍미씨 요즘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라떼는 예전에는 '전작주의'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작가를 택해 그의 작품 전체를 탐독하는 사람을 전작주의자라 일컫기도 했고요. 한 사람의 작품 활동 전반을 살핌으로써 일관된 흐름을 짚어 낼 수 있게 된다는 게 장점인 독서법입니다. 전작을 읽는 건 무척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기에, 전작주의자는 독서만큼이나 작가를 고르는 일에도 퍽 공을 들이게 되는데요. 그럴 때 제 몫을 하는 게 바로 선집의 역할이겠습니다. 선집은 한 사람의 작품들 중 몇몇을 추려 모으거나 일정한 테마를 두고 여러 사람의 작품을 모아 엮은 것을 말하지요. 저희 전주국제영화제의 역할이 바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꺼이 시간을 투자해 그 흐름을 탐사해봄 직한 연출가와 작품을 발굴해서 여러분께 아주 조금,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을 열어 보이는 것. 오늘 '함께 쓰는 편지'에서는 '식사'와 '운동'이라는 테마로 엮은 두 개의 특별전을 소개합니다. 각각 '아토 스페셜: 새로운 바람'과 '월드시네마: 스포츠는 여성의 것'이라는 이름으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와 함께할 영화들입니다. TIP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모든 상영작은 극장 상영을 기본으로 합니다. 극장 상영과 함께 온라인으로도 상영되는 작품에는 온라인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PROGRAMMER'S COMMENT 한국 독립영화에 관심을 가진 관객이라면 영화 제작사 아토의 존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애비규환>, <우리집>, <우리들>, <살아남은 아이>, <용순>, <홈>처럼 색깔이 분명하고 뚜렷한 정신을 지닌 영화를 만든 아토는 윤가은, 신동석 등 새로운 감독을 발굴해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특별전은 아토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과 함께 진행한 신진 감독 콜라보 프로젝트 <맛있는 영화>의 단편영화 3편을 소개하는 자리다. 김정인 KIM Jung-in Korea|2021|Fiction|온라인 청이 Cheong Korea|2012|Fiction|온라인 정소영 JUNG So-young 맛있는 엔딩 Tasty Ending Korea|2021|Fiction|온라인 달이 기울면 When the moon is on the wane Korea|2013|Fiction|온라인 황슬기 HWANG Seul-gi 좋은날 A Good Day Korea|2021|Fiction|온라인 자유로 Freeway Korea|2017|Fiction|온라인 김정인 감독의 <나이트 크루징>, 정소영 감독의 <맛있는 엔딩>, 황슬기 감독의 <좋은날>은 모두 음식을 소재로 그 맛있고 흐뭇한 순간을 민첩하게 포착하는 영화들이다. 똑같이 음식을 다루면서도 서로 다른 관점과 태도로 만든 영화를 비교하며 본다는 점도 흥미롭다. 한국영화의 유망주들이라 할 수 있는 세 감독의 영화 세계를 보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각 1편씩의 기존작 또한 소개한다. '음식영화'들이 주는 훈훈함과 함께 한국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체감케 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문석 프로그래머 현지인 찐맛집 영화에서 맛있게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좀 출출해지지 않나요? 아토 스페셜 관람 후 식욕이 폭발할 여러분을 위해 현지인 추천 맛집 세 곳을 모았습니다. PROGRAMMER'S COMMENT 오랜 시간 스포츠는 정복력, 강인함을 드러내는 남성의 표상이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생각과 역사가 그렇듯 조금만 더 살펴본다면 위의 생각은 그릇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표면 위로 드러나는 것 외에도 수많은 인물과 사연이 있고, 여기서 소개하는 4편의 다큐멘터리야말로 이를 입증하는 사례이다. 방직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국가대표 배구 선수가 된 전설의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일본 아마추어 배구 팀에서 시작해 전 세계 대회에서 무패 행진을 하며 1964년 올림픽까지 진출하는 기적을 일으킨다. 외신들은 이들을 가리켜 '동양의 마녀들'이라고 불렀고 이제 70대가 된 이들이 당시의 훈련과 추억을 떠올린다. 에밀리 디킨슨이 쓴 시의 한 구절 '마녀의 마법에는 계보가 없다'는 말처럼 이후 누구도 '마녀들'의 기록을 깨뜨릴 수도 없었고, 이들이 행한 혹독한 훈련이 이제는 행해질 수도 없기에 당시 시대적 상황을 <동양의 마녀들>이 돌이켜 본다. 체스의 월드 챔피언을 부르는 호칭 '그랜드마스터'에 처음 이름을 올린 여성은 노나 가프린다슈빌리로 그의 국적은 조지아였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남성들을 모두 제치고 마치 극영화에나 나올 법한 기록을 세웠는데, 신비롭게도 냉전 시대 전설적인 체스 마스터가 된 네 명의 여성 마스터가 모두 조지아에서 나왔다. 인구 370만 명이 조금 넘는 유럽의 작은 국가에 어떤 비밀이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여왕에게 영광을>은 생각 속에서 기적을 일으키는 스포츠를 즐겨 온 이들의 재회를 담았다.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는 "아아 우리가 / 더욱 더 욕망하지 않는 한 /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고 '더 강하게'에서 주장한 바 있다. <서핑하는 여자들>은 스포츠 산업에서 편견과 차별 대우를 받으며 전문 서퍼로 데뷔했지만, 노리코의 정신을 잇듯 자신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며 당당히 임금 격차를 줄이려 목소리를 낸 여성 서퍼를 주목하는 영화다. 서핑의 역사를 돌아보며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여성의 몸이 아닌, 자연을 다스리는 중력과 파도와의 대면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하는 몸으로의 환희를 느낀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세상을 드는 소녀들>은 영웅의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한 단계 한 단계 연습으로 단련하는 소녀들의 이야기다. 어떤 소녀는 경기 결과에 기복이 심하고, 그가 존경하던 '독설' 코치에게는 더 이상 의존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에이드리언 리치의 시구절처럼 움직임 하나하나가 다음 움직임을 만들기에 소녀들은 여전히 연습을 하며 나아간다. 이 영화들을 보고 극장을 나오는 관객들이 이 섹션의 제목을 확언할 것이다. '스포츠는 여성의 것'이라고. 문성경 프로그래머 걷는 것도 운동이니까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 했으니, 우선 좀 걸어 볼까요? 영화의거리 주변 미술관과 박물관 정보를 정리했습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관람을 정적인 활동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죠. 아는 분들은 다 알 거예요. 생각보다 굉장한 체력이 필요한 취미라는 것! 이번 뉴스레터 재미있게 보셨나요? 공유하고 좋은 영화 함께 봐요! 전주국제영화제 |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객사3길 22 전주영화제작소 2층 (54999) T. (063)288-5433 F. (063)288-5411 취재문의 | 홍보미디어팀 (publicity@jeonjufest.kr) ※ 해당 뉴스레터는 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 미디어 >매거진 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뉴스레터 수신거부 Unsubscribe |